한국일보

한-미 교회 넉넉한 사랑

2003-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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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풀러튼의 초대형 교회로 입주한 은혜한인교회(담임 김광신 목사)와, 이 교회 부속건물에 크리스천 사립학교를 입주시킨 미국인 교회 이스트사이드교회(담임 그레이든 제섭 목사) 사이에 조건 없는 사랑과 도움이 오고간 미담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은혜한인교회는 지난해 8월 애나하임시 개발계획에 따라 임대하고 있던 멜로디 크리스천 센터에서 갑작스레 길가로 내 몰린 적이 있다.

이때 교회는 짧은 시간에 그 많은 식구를 수용할 다른 장소를 알아보지 못해 디즈니랜드 인근 호텔의 대연회장을 빌리기로 하고 주일예배 새 장소 공고를 신문에 광고까지 내었다. 호텔 연회장 임대 가격은 1주일에 1만달러.
그런데 우연히 이 소식을 알게된 이스트사이드교회 제섭 목사는 김광신 목사에게 선뜻 자신들의 교회 예배당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임대료는 무료.


이 교회 서양훈 장로는 첫 예배를 위해 이스트사이드교회에 들어가는데 미국인 성도들이 모두 ‘환영합니다’라고 쓰여진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입구에 서서 우리 교회 신자들을 환영해 주었다고 감격스럽던 순간을 회고했다.
교인수가 1,000명에 이르는 이스트사이드는 그 후 아무 조건이나 불평 없이 은혜한인교회에게 올 10월까지 1년 넘게 예배당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헌츠 빌딩 공청회 과정에서도 은혜한인교회가 최종 입주 승인을 받아낼 수 있도록 적지 않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은혜한인교회는 이스트사이드교회로부터 받은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지난 10월 새 교회 입당과 동시에 500명이 재학중인 이스트사이드교회 부설 이스트사이트 크리스천 스쿨을 교회 내에 입주시켰다. 이 학교는 그동안 공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은혜한인교회 내로 이전한 후 넓은 교육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사랑을 주고받은 두 교회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9년. 그레이든 제섭 목사 부부가 은혜한인교회에서 주최한 ‘뜨레스 디아스’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부터였다. 제섭 목사는 이후 김광신 목사와 함께 러시아와 남미 선교에 동참하는 등 친분을 쌓아왔다.
은혜한인교회는 앞으로도 이스트사이드교회와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강영철 부목사는 입당예배 때 그레이든 제섭 목사 등 이스트사이드 교회 50여명의 신자들이 참석해 입당을 축하해 주었다면서 교회 행사에 초대하고 선교에도 동참하는 등 앞으로도 두 교회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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