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가주 해변 관광지-로스 오소스

2003-12-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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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을 마감하는 세모의 달 12월, 라디오에서는 캐롤이 울려 퍼지고 거리마다 들어선 크리스마스 테코레이션이 할러데이의 분위기로 마음을 들뜨게 한다. 이럴 즈음, 도시의 온갖 유혹을 뒤로하고 연인이나 가족들과 함께 겨울바다나 포구를 찾아 소중한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외딴 섬 위로 떨어지는 장엄한 일몰 장면을 바라볼 수 있는 뜻 깊은 여행지에서 온 가족이 함께 한해를 보내고 힘찬 새해의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샌루이스 오비스포에 도착하기 바로 전에 나오는 로스 오소tm(Los Osos)는 인근 피스모비치나 모로베이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해변 도시지만 빼어난 경치와 캘리포니아 코스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큰 간만의 차로 일반 해변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는 곳이다. 바다 위에 크고 작은 바위들이 점점이 떠있어 오리건의 바닷가 마을을 연상시키는데 깨끗한 태평양의 해변과 아침 안개에 휩싸이는 각종 숲이 잘 어우러지는 겨울 바다여행지다.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몬테나 데 오로 주립공원이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늦은 오후 언덕에 올라 벌겋게 물들어 가는 낙조를 바라다보면 왜 이 작은 마을에 1,000여개에 달하는 별장과 베케이션 홈(Vacation Home)이 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 별장 중 일부를 이 곳의 유일한 한인이 소유하고 있어 더욱 편하게 예약을 하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휴양지이도 하다.


올 연말에는 로스 오소스에서 청록색 바다로 잠겨 가는 노을을 즐기면서 아름다운 겨울해변의 추억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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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베이 남쪽, 도로(Los Osos Rd.)가 종단되는 끝자락에 로스 오소스가 나온다. 1번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를 타고 여행을 할 때 모로베이는 자주 들르지만 로스 오소스는 모로베이 남단 하이웨이와 비켜진 곳에 있는 관계로 들리지 않고 바로 지나치게 되는 숨어있는 관광지이다. 보수적이며 주변에 자연적인 관광자원이 풍부한 독특한 도시이다.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로스 오소스는 ‘센추럴 코스트의 전망대’(Vista Point of Central Coast)로 불릴 만큼 아름다운 포구다. 1,000여호 정도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물이 빠지면 10여마일의 해안선을 따라 광활한 개펄이 펼쳐진다.

새벽녘 몬테나 데 오로 주립공원 앞바다에 서면 모로베이를 막고 있는 모래 언덕(sand dune) 사이로 개펄을 빠져나가는 바다를 볼 수 있다. 황금빛으로 물든 개펄은 수없이 많은 유리파편이 깔린 것처럼 반짝거린다. 물이 빠진 바다에는 구불구불한 진짜 ‘물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치 산을 휘돌아가는 강줄기처럼 보인다. 뱃길을 표시하기 위해 박아놓은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철새, 다리 하나 쳐들고 갯구멍에 숨은 물고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물새…. 새들의 모습도 평화롭고 행복하다.

바다의 물갈이는 샌타 루시아(Santa Lucia) 애비뉴와 2가(2nd St.)가 만나는 곳에 있는 백베이(Back Bay)에서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다. 바닷가를 따라 짧은 트레일 만들어져 있는데 바다의 모습이 물갈이와 함께 순시간에 변한다. 이 곳에는 조류 관찰탑(Audubon Overlook)도 있다. 무려 200여종의 물새와 철새가 로스 오소스 주변에 서식한다고 한다.

인근 2가와 엘 모로(El Morro) 애비뉴가 만나는 곳에 있는 베이우드 피어(Baywood Pier)는 오후의 햇볕을 받으며 겨울 바다를 만끽하기 좋은 곳으로 라군(lagoon) 모양의 강어귀(estuary)가 바다와 만나는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피어에서 좀더 남쪽으로 걸어가면 몬터레이 사이프레스(Monterey Cypress) 해송이 공원을 두르고 있는 스윗 스프링스 자연보호지역(Sweet Springs Nature Preserve)을 만난다. 바닷가에 조성된 호수로 민물에서 서식하는 거북이, 오리 등이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다.

바닷가에서 도미낚시도 할 수 있는데 보통 물때만 잘 맞추면 15인치의 대어를 낚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낚시는 물론 요션 카약, 요트, 산악 모터사이클, 해양 생물 관찰, 하이킹, 골프 등을 즐길 수 있다.


로스 오소스 인근에는 2개의 수순급 골프장이 있다. 타운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모로베이 골프코스는 ‘중가주의 몬터레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경치가 빼어난 곳이다. 언덕 위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티샷을 날린다. 6,400야드 정도로 길지는 않지만 구릉 사이사이로 페어웨이가 나있어 좀처럼 점수가 쉽게 나지 않는다.

로스 오소스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데어리 크릭(Dairy Creek) 골프 코스는 지난 1996년 오픈한 링크 스타일 코스이다. 블랙티가 7,200야드 정도로 장타를 요구한다. 새로운 코스인 만큼 모든 시설이 뛰어나다. 모로 베이와 데어리 크릭은 그 수준과 명성에 비해 라운딩 피가 매우 낮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주말에도 40달러 정도(카트 포함)면 라운딩이 가능하다.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 관계로 티타임 예약도 매우 수월하다. 단체들의 토너먼트 예약도 받는다. 문의: (805)782-8060, www.centralcoastgolf.com

이곳저곳을 구경한 뒤 맞은 이른 저녁, 드넓은 바다에 밀물이 쳐들어왔다. 거세지 않은 파도가 슬그머니 개펄을 삼켜버렸다. 밀물이 든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기다랗게 펼쳐진 샌드 둔이 파도를 걸러주기 때문이다. 로스 오소스는 일출때 보다 일몰때가 더욱 아름답다. 뜨는 해보다 지는 해가 더 크고, 더 붉다. 개펄 옆 언덕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일몰은 장관이다. 포구 바로 앞의 모로 바위(Morro Rock) 너머로 지는 해를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일몰은 겨울바다를 달굴 정도로 따뜻해 보인다.
저녁 식사는 로스 오소스에서 북쪽으로 10분 거리인 모로 베이(Morro Bay)에서 해결한다.

만의 입구에 거대하게 들어선 576피트 높이의 모로 바위가 가득 눈에 들어온다. 이 작은 항구에는 레저용 요트보다는 고기잡이배들이 많이 정박하고 있어 색다른 정취를 자아낸다. 저녁시간에 석양이 물든 바다위로 솟은 모로 바위는 장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작은 항구답게 각종 음식과 신선한 생선의 구입이 가능하다. 인근에서 직접 잡은 게와 광어, 도미, 새우등이 군침을 삼키게 한다. 해변을 끼고 20여개의 레스토랑이 있다. 문의: (800)231-0592, www.morrobay.org

▲숙소

호텔이나 모텔이 거의 없는 로스 오소스에서 숙소를 예약하기 위해서는 이 곳에 있는 베케이션 홈을 렌트하는 것이다. 베케이션 홈은 일반 주택을 별장처럼 개조한 것으로 가족 또는 단체여행으로 편리하다. 냄새가 날 수 있는 한국음식을 조리하기 쉬운 부엌이 있기 때문에 더욱 한인들이 편하게 빌릴 수 있는 숙소가 바로 베케이션 홈이다.

그런데 이 곳의 유일한 한인인 수잔 이씨가 여러개의 베케이션 홈을 소유하고 있어 한인 여행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20여년전 마켓을 시작으로 이 곳에 정착하게된 이씨는 지난 10년 동안 별장을 한 두개씩 사들이면서 투자를 시작한 것이 지금은 여러 개를 소유하면서 이 지역 ‘유지’로 발돋움하게 됐다.

이씨가 소유하고 있는 베케이션 홈 중 가장 큰 사이즈인 ‘빅토리아 하우스’는 로스 오소스 언덕에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대형 창 너머로 멀리 중가주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건평이 4,000여 스퀘어피트로 방 5개에 욕실도 3개가 있어 4~5가족이 단체로 여행하기에 적합하다. 뒤뜰에 가지런히 꾸며놓은 정원이 아름답고 6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형 자쿠지도 있다.

바다를 감상하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대형 다이닝룸, 케이블 TV가 마련된 바(bar), 아이랜드(island)와 브렉퍼스트 테이블이 마련된 부엌, 바비큐 시설이 갖춰진 패디오, 프렌치 컨트리 스타일의 리빙룽 등이 있으며 세탁기, 차고와 부엌을 연결하는 화물 엘리베이터도 있다.

가격은 4,000 스퀘어피스 사이즈의 경우 1박에 400~500달러, 1주일에 2,000~2,500달러 정도이고 2,000 스퀘어피트 사이즈는 1박당 250달러 정도이다. 이씨는 거의 대부분이 주류사회 고객이지만 이제는 한인들도 모시고 싶다며 한인의 경우 2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홈을 렌트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씨는 로스 오소스나 인근 모로베이 그리고 샌루이스오비스포 지역은 남가주나 샌타바바라 지역과 달리 아직도 부동산이 많이 오르지 않다 투자 전망이 매우 좋은 지역이다. 세탁소 등 자영업을 시작하기에도 좋다며 꼭 관광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투자나 거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언제든지 연락해달라고 덧붙였다. 베케이션 홈 예약 문의는 (805)528-7460, (805)801-9945 등으로 하면 된다.

▲몬타나 데 오로 주립공원

로스 오소스에 붙어있는 8,000에이커 규모의 대형 주립공원이다.
기암절벽과 전체가 바다 생물로 뒤덮인 벼랑 밑 바위들이 남가주 해변에서는 좀처럼 보기가 힘든 경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절벽 사이로 마치 숨바꼭질을 하듯 조그마한 백사장들이 있는데 인파가 몰리지 않는 주중에 이 곳을 방문하면 해수욕장 전체를 혼자서 차지지하는 행운을 거머쥔다. 가장 유명한 비치는 캠핑장 맞은편에 있는 스푸너스 코브(Spooner’s Cove).

해변 절벽위로 이 지역만이 만들어내는 평안한 모습의 구릉과 평야가 이어지고 절벽사이로 작은 강물도 흐른다. 계곡을 따라서 높이 1.347피트의 발렌시아 픽(Valencia Peak)이 공원을 사수하는 장군처럼 우뚝 솟아 있다. 발렌시아 픽으로 향하는 트레일을 비롯해 수십개의 하이킹 코스가 만들어져 있다. 훌륭한 갯바위 낚시터로 홍합이나 갯지렁이를 이용한 도미낚시가 짭짤한 재미를 제공한다. 백사장에선 백도미 낚시도 가능하다.

20여개의 하이킹 트레일 있는데 스푸너스 코브에서 시작되는 블러프(Bluff) 트레일. 바닷가 절벽까지 이어지는 1.5마일 정도의 쉬운 트레일이다. 숨겨진 해변인 코럴리나(Corallina) 코브, 퀴아리(Quarry) 코브 등을 만나고 해변으로 내려가 타이드풀(tidepool) 관찰도 재미있다.
이 곳은 봄에는 노란색의 야생화들이 공원을 뒤덮는데 스페니시로 ‘마운틴 오브 골드’(Mountain of Gold)라는 뜻의 공원 이름도 야생화의 물결로 인해 지어졌다.
캠핑장 예약은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예약: (877)444-6777
바로 옆에 있는 모로베이 주립공원(Morro Bay State Beach Park)도 피크닉그라운드와 캠핑장 시설이 완벽한 곳이다. 비수기인 지금도 주말에는 캠핑장 구하기가 매우 힘든 곳이다. 선착순으로 캠핑장이 나오는데 주말 사용을 위해서는 금요일 오전에 도착하는 것이 거의 필수적이다. 캠핑장 인근에 있는 왜가리 서식지(Heron Rockery)도 유명하다. 문의: (805)772-7434

▲가는 길
LA에서 101번 프리웨이 노스로 가다가 샌루이스오비스포 시내에 도착하기 바로 전에 나오는 로스 오소스 밸리(Los Osos Valley RD.)에서 내려 좌회전한다. 20분쯤 가면 타운에 도착하게 된다. 타운에서 나오는 사우스 베이(South Bay Bl.)에서 우회전하고 10블록 정도 북쪽으로 가면 나오는 샌타이사벨(Santa Ysabel Ave.)에서 좌회전 바닷가까지 들어가면 피어와 조류전망대를 만나게 된다. 사우스 베이를 타고 북쪽으로 10분 정도 가면 모로베이가 나온다. 몬테나 데 오로 주립공원은 로스 오소스 밸리 로드에서 바닷가쪽으로 가다가 길이 페초 밸리 로드(Pecho Valley RD.)로 자연스럽게 바뀌면 이 길을 타고 4.5마일 정도 꼬불꼬불 해변로를 타고 길이 끝나는 곳까지 가면 공원에 도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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