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상구 목사 은퇴 소감

2003-11-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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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사랑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쉽지 않았지만 정도를 걷는 목회를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할 뿐입니다

이 달 30일 은퇴하는 김상구(65) 목사(남가주동신교회 담임)는 은퇴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김 목사는 29세 때인 지난 67년 대전제일교회 전도사로 목회를 시작, 대구삼덕장로교회, 산호세 서부장로교회, 시애틀 한인장로교회를 거쳐 지난 88년 남가주동신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37년간 목회자로 헌신했다.


학창시절 소설가가 꿈이었는데 군복무 시절 하나님의 소명을 받고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40대에 미국에 건너와 이민 목회를 시작하면서 ‘정도’를 걷는 목회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큰 과오 없이 은퇴할 수 있게 돼 감사하고 있습니다.

김 목사는 ‘말씀을 성경대로 바로 가르치자’ ‘정치를 하지 말자’ ‘교인을 미워하지 말고 끝까지 사랑하자’ 등 세 가지 목회철학을 갖고 사역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목회철학대로만 하다보니 변화가 없고 다소 재미없는 목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목회생활 37년 중 26년을 이민교회에서 사역한 김 목사는 이민교회 목회는 한국교회 목회와는 확연히 다르다며 이민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민 목회는 목사가 군림하고 다스리는 목회가 아닌, 종으로서 성도를 섬기는 목회입니다. 목회자는 성도를 끝까지 사랑해야 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육해야 합니다. 규모가 작다고 실패한 교회가 아닙니다. 교회 목표가 성장이 되어서는 절대 안될 것입니다. 얼마나 교인들을 잘 양육했는가가 중요한 것이죠.

김 목사는 미국인 목회를 하고 있는 아들을 두고 있어 영어목회와 2세 목회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그의 아들 제임스 김 목사는 빛내리교회에서 2세 목회를 하다가 현재 달라스의 트리니티 장로교회에서 사역중이다.
한인교회의 시대적 사명 중 하나는 2세 목회자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2세 목사들이 많이 양성되고 있는 것 같지만 정작 목회 현장에선 2세 목회자를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큰 교회들이 2세 목회자를 양성해 작은 교회에 보내주는 운동이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2세 목회자들은 희생을 각오하는 목회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편 김 목사는 후임목사 청빙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은퇴 후 그는 동신교회를 떠날 계획이다.
후임목사와 원로목사의 관계가 애매한 경우를 종종 보아왔기 때문에 동신교회를 떠나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실 것으로 믿고 은퇴 계획은 세우지 않았습니다만 학교에서 강의는 계속할 것입니다. 은퇴하면 집에서 가까운 작은 교회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 교회에서 우리 부부는 성가대에 설 작정입니다.
한편 남가주 동신교회는 30일 오후4시 김상구 목사와 최도상 장로 은퇴식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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