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축제는 끝났다. 새롭게 시작하자

2003-11-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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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주한인교회 100주년 감사대축제에 부쳐서 -
유용석 (LA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대표)

미주한인교회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감사축제에 다녀왔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남녀노소 1세, 1.5세, 2세가 한데 어울려서 우리에게 오늘의 번성을 있게 하신 하나님께 드린 감사의 축제 한마당이었다.
이처럼 뜻 있는 집회를 기획하고 추진해 온 모든 분들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모두가 다 성공한 대회였다고 칭찬하고 있다. 나도 이 공론에 이의를 달지 않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 그것은 우리의 보다 나은 앞날을 위한 충정에서 하는 말이다.
첫째,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회중들의 질서의식과 공중도덕의 결여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부끄럽다. 기독교인들의 모임이었는데도 말이다. 이런 모습으로 우리가 장차 많은 인종들이 모여 사는 이 나라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스럽다 구름 떼 같이 모였던 군중들이 집회 끝날 무렵에는 유승준군의 출장을 기다리는 청소년들 외에는 별로 남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주최측의 프로그램에 대한 과욕과 진행 미숙도 이유가 되었다.
둘째, 이번 집회를 미국에 있는 우리들 힘만으로 치를 수 없었던가 하는 아쉬움이다. 한국의 많은 목사님들을 불러와야 했던 주최측의 고민을 왜 모르겠는가! 그래서 우리의 교회연합이라는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게 되었다.
셋째, 이번 집회는 개신교가 가진 행사이다. 그렇지만 소수민족 그룹을 초대해서 1부를 할애할 만치 열린 화합의 잔치였다면 가톨릭이나 타종교 대표들도 초청해서 축하를 받았더라면 동포 사회의 전체의 축제로 승화시킬 수도 있지 않았을까? 종교 에큐멘탈리즘을 내세워서 하는 말이 아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우리의 즐거웠던 축제는 막을 내렸다. 이제 마지막을 잘 정리하여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기지 말자.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자. 희망의 또 한 세기의 지평을 열어가자.
지금의 우리 동포사회와 그리고 교회는 많은 부정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먼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의 가르침대로 바르게 살자. 그리고 교회도 건강한 모습으로 변화되어 동포사회와 우리가 사는 미국을 섬기자.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인 선교의 장을 새로 써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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