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1월 고통받는 영혼에 안식을

2003-11-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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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들이 세상을 떠난 이들, 특히 연옥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의 넋을 기리는 달이다.

남가주 한인 천주교계에서는 올해로 10년째 매년 11월 둘째 주 토요일을 ‘위령의 날’로 정하고 합동 위령미사 및 연도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8일 컬버시티에 위치한 홀리크로스 천주교회 공원묘지에서 한인천주교회 사제협의회 주최로 제10회 위령의 날 합동미사와 연도가 열렸다.


강요한 신부가 집전한 이날 위령미사에는 신자 780여 명과 사제 및 수녀 20여 명 등 800여 명이 참석, 세상을 떠난 가족과 친지들의 명복을 기원했다.

또한 한국순교자성당, 성삼성당, 성바실성당, 성그레고리성당 대표자들은 죽은 영혼들을 위한 기도와 함께 교회의 일치, 화해와 용서, 올바른 신앙생활 등을 제목으로 보편지향기도시간을 가졌다.

위령미사에 이어 신자들은 성 김대건 신부 묘역으로 이동, 죽은 이의 안식을 간청하며 연도를 바쳤다.

위령성월은 서기 998년 클뤼니 수도원의 5대 원장이었던 오딜로가 매년 11월 2일을 위령의 날로 지내도록 수도자들에 명한 데 기원을 두고 있다.
그후 교황 비오 9세와 레오 13세 그리고 비오 11세가 위령성월에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면 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선포함으로써 위령성월은 교계에 널리 퍼지게 됐다.

위령의 날에 모든 사제들은 3번의 위령미사를 집전할 수 있는 특권을 갖고 있다. 이 특권은 15세기 스페인 도미니코수도회에서 시작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 교황 베네딕도 15세는 전사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모든 사제들에게 이 특권을 주었다.

3번의 미사 중 미사예물은 첫째 미사에서만 받을 수 있다. 둘째 미사는 모든 영혼을 위해, 셋째 미사는 교황의 지향에 맞춰 봉헌된다.

가톨릭 신자들은 위령성월을 맞아 세상을 떠난 부모나 친지의 영혼을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친다. 가족, 친지들의 묘지를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병자들을 위해서도 기도한다.


신자들은 속죄를 위해 연옥에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영혼들을 기도와 자선 행위, 미사 봉헌 등을 통해 도울 수 있다고 믿는다.

한편 위령성월은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뿐만 아니라 자아성찰을 통해 신자 개개인들로 하여금 더욱 성실한 신앙생활의 토대를 다질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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