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떼를 치며 - ‘자살’과 ‘살자’

2003-11-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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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주변에 자살 충동 속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건강하고 밝게 잘 자라던 10대 청소년이 언제부터인가 어두운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몇 번씩 자살 소동을 벌여 부모의 마음을 완전히 뒤집어놓는 일들이 상상외로 교인들의 주변에서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단 10대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많은 부류의 다양한 나이의 사람들이 삶의 실패를 맛보며, 또는 인생의 어려운 일들을 당면하면서 자살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원으로 일하고 있는 아내는 한 주에도 몇 명씩 자살을 시도하다 응급실로 실려오는 환자들을 대하게 된다고 한다. 그들 가운데는 약물과다 복용, 또는 동맥을 끊어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이렇게 스스로 생명을 끊는 자살(Suicide)을 시도했거나 또는 환자가운데 타인을 살해하려는 살인(Homicide) 의도를 보이는 사람들은 응급실에서 일차적인 조치를 취한 뒤 반드시 소셜 워커를 통해 정신감정 및 심리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고 한다.

’자살’이라는 단어를 뒤집어 보면 ‘살자’라는 단어가 된다. 자살의 충동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삶이 뒤집어 져야한다. 삶의 목적을 재확인해야 재발하지 않는다. 자살을 한번 시도했다가 응급실을 찾아왔던 환자들 가운데 절반이상은 어느 일정기간이 지나면 또 다시 다른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해 병원 응급실로 돌아오게 된다고 한다. 심리적, 정신감정 치유를 통해서는 자살의 충동을 근원적으로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삶에 대한, 그리고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가 뒤집어 져야 이제는 ‘자살’에서 벗어나 열심히 ‘살자’라는 모습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생명은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내 생명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창조의 섭리를 온전히 깨닫지 못하고 진화론적인 착각으로 인해 생명의 진실이 왜곡된 상태라 할 수 있다.

모든 인간들은 하나님의 창조 원리가운데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 때문에 인생가운데 가장 보람있는 인생은 하나님이 나를 창조하신 그 목적을 온전히 깨닫고 그 목적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인생이 가장 뜻 있는 인생인 것이다.

그것이 바로 “목적이 이끄는 삶”인 것이다.

백승환(주님의 영광교회 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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