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이재혁씨

2003-10-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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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받은사랑 이제는 베풀 차례

25일, 26일 양일간 열리는 밀알의 밤 ‘사랑의 연주회’ 출연진 중에는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신시내티 음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피아니스트 이재혁(35)씨가 있다.

평범한 가정의 2남 중 첫째인 이씨는 출산과정에서 시신경을 다쳐 앞을 보지 못한다. 그러나 노래와 음악에 특별한 재능을 보여온 그는 8세 때부터 어머니의 권유로 취미생활로 피아노를 시작, 17세에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독주회를 열만큼 탁월한 음악성을 과시했다.


지금까지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을 비롯해 호암아트홀, 뉴욕 카네기홀, 보스턴, 신시내티 등지에서 독주회를 가졌으며, 서울 바로크합주단, 서울 아카데미 오케스트라, 중앙대 오케스트라, 오하이오 라이트대 오케스트라 등과 여러 차례 협연했다.

이씨는 장애인으로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중앙대 음대를 수석 졸업한 뒤 95년 도미, 보스턴의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신시내티 음대에서 피아노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대학후배 소개로 만난 동갑내기 부인 이상희씨가 그의 든든한 후원자.

이번 밀알의 밤 ‘사랑의 연주회’에서 이씨는 피아노 연주용으로 자신이 특별히 편곡한 찬송가를 연주하고 역시 장애인 바이얼린 연주가 차인홍 교수와 협연한다.

장애를 딛고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는 제가 베풀 차례입니다.

이씨는 앞으로 연주가로서 꾸준한 활동을 해 나가면서 박사학위 취득 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꿈을 갖고 있다. 또한 한국의 시각장애 음악인들을 위한 자료수집에도 힘쓸 계획이다.

그는 미국에는 점자악보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악자료가 방대하다면서 이를 가능한 한 많이 수집해 인터넷상에 가상도서관을 만들어 한국의 시각장애 음악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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