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회에 부정적인 이민 4세대

2003-10-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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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민 4세대가 몰려온다

신앙 강연을 위해 LA에 온 연세대 부총장 김중기 목사는 17일 미주복음방송에서 열린 기독언론인 포럼에 참석, 최근 한국 내 이민 성향과 2세 목회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미주 이민교회 100년을 진단하고 또 다른 100년을 내다본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김중기 목사는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내 이민물결은 세계화 추세에 따라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어 사용 국가로의 교육이민이 주를 이루는 ‘4세대 이민’이라고 칭했다.


1세기 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의 이민자들을 ‘이민 1세대’, 한국전쟁 이후 1967년 사이 학업을 위해 미국을 찾은 유학생 세대를 ‘2세대’, 지난 67년 케네디 정부의 이민허가 이후 현재까지 ‘비즈니스’ 목적의 이민을 ‘3세대’로 볼 때 최근 이민 추세는 ‘4세대’라는 것이다.

이날 김 목사는 교회를 빼놓고 이민사를 논할 수 없을 정도로 미주 한인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은 지대했으며 3세대까지는 교회가 이민자를 ‘리드’해 오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면서 반면 이민 4세대들은 교회를 다소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 교회가 자칫 잘못하면 설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김 목사는 3세대가 ‘그루터기’ 역할을 잘 감당해 이민 4세대를 적극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목사는 교육이민이 늘면서 한국에 지식, 교육공황이 오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면서 이에 위기감을 느낀 한국의 주요대학들은 전세계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특성화, 전문화로 무장하고 우수 신입생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교육자로서의 견해도 덧붙였다.

영어권 2세 목회와 관련, 김 목사는 2세 목회자들을 1세 교회에 예속시키려 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면서 교회를 2세에게 물려주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2세 교회를 독립시켜야 하며, 완전한 독립을 이룰 때까지 1세 교회가 재정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목사는 한국의 목회 스타일을 그대로 옮겨오면 이민사회로부터 환영받지 못한다면서 한국교회는 목사가 군림하는 교회라고 볼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목사가 낮아져야 하며 오직 ‘진실’만을 가지고 목회를 해야만 교회분열 없이 성공적인 목회를 할 수 있다며 이민교회를 시작하려는 목회자들에게 충고했다.

김중기 목사는 지난 65년 유학생으로 도미, 학업 후 보스턴에서 공동목회를 시작했으며, 시카고 미드웨스트교회를 설립하고 하와이에서 이중언어 목회를 하는 등 미국에서 10년 동안 목회한 경력이 있다.

현재 연세대 기독교 윤리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김 목사는 교학부총장을 겸임하고 있으며 새사람선교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목사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토랜스 믿음장로교회에서 ‘어떻게 얻어낸 인생인데’를 주제로 신앙강좌를 열었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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