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Veronica Guerin ****

2003-10-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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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위해 ‘순교’한 한 여기자와 자유언론에 대한 찬양이자 마약밀매에 대한 기소인 이 영화는 1996년 6월26일 마약범들의 총탄에 희생된 아일랜드 여기자 베로니카 게린의 실화다. 강렬하고 힘차고 박력과 서스펜스와 스릴 그리고 감정 가득한 흥미진진한 작품인데 연기들도 매우 훌륭하다. 제작은 ‘진주 만’등 블록버스터를 만든 제리 블루카이머이고 감독은 조엘 슈마커(공중전화). 슈마커의 효능적이요 빈틈없는 연출 솜씨가 돋보인다. 아일랜드 더블린서 현지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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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게린(케이트 블랜쳇)이 대낮에 교외서 더블린 시내로 돌아오다 차들이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모터사이클을 타고 옆으로 다가온 킬러의 저격을 받고 살해되면서 플래시백으로 전개되는 영화는 그녀의 최근 2년간의 생활을 묘사한다. 베로니카는 선데이 인디펜던트의 민완기자로 마약범들의 내막을 폭로하다 숨졌는데 당시 36세였다. 그녀는 죽기 7개월 전 서유럽 기자로서는 최초로 국제 신문자유상을 받았었다.

자기를 사랑하는 남편과 6세난 아들을 둔 베로니카는 더블린 빈민지역의 마약 피해 참상을 목격하고 마약밀매의 현실을 폭로하기로 결심한다. 인간적이요 정의롭고 또 집념과 불굴의 용기를 지닌 그녀는 이같은 목적을 위해 신문을 이용하려는 겉멋이 든 돈 세탁업자 존 트레이너(시아란 힌즈)를 소식통으로 해 보도하면서 마약밀매단의 심장부로 파고든다.


베로니카의 이같은 행동을 사갈시하는 자가 트레이너의 두목이자 마약밀매단의 괴수로 잔인하고 폭력적인 존 길리간(제라드 맥솔리가 위협적인 연기를 한다.) 신문에 이름나기를 극히 꺼려하는 그는 느닷없이 자기를 인터뷰하겠다면서 집으로 찾아온 베로니카를 사정없이 구타해 쫓아낸다.

제 구실 못하는 법의 무능에 환멸을 느낀 베로니카는 이름 날리려고 터무니없는 짓을 한다는 타 신문 동료기자들의 질시와 조소, 갱의 총격에 의한 부상과 가족살해 위협에도 아랑곳 않고 거의 무모할 정도로 마약밀매의 현장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녀를 뒤에서 격려하고 위로해 주는 사람들은 베로니카의 남편과 어머니(브렌다 프리커). 불의를 폭로하면서 베로니카는 시민들의 영웅이 되고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침으로써 뒤늦게 아일랜드 정부는 마약 단속법을 강화하고 길리간 등 마약범들을 대거 체포했다. 길리간은 28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중. 영화 ‘엘리자베스’로 오스카 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블랜쳇이 지와 감성을 모두 갖춘 치열하고 탄탄한 연기를 한다. 오스카상 후보감이다.

R. Touchstone.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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