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니치 스즈키 작품 3편 상영

2003-10-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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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가족과 가정의 실상을 즐겨 다루는 주니치 스즈키 감독의 작품 3편이 17~23일 페어팩스 극장(7907 베벌리. 323-655-4010)에서 상영된다. 스즈키 감독은 노망과 간질 등 일반 영화들이 다루기를 꺼려하는 주제를 서슴지 않고 동원해 가족의 중요성에 계속해 초점을 맞추어 오고 있다. 일본말로 거실을 뜻하는 ‘차노마 영화제’라 불리는 이번 시리즈는 아시안 영화재단의 협찬을 받아 개최된다.

‘모래성’
(Sand Castle·1989)
아내와 세 자녀와 함께 아파트에 사는 사무원 키도의 꿈은 집 장만. 키도 가족의 꿈은 부동산 회사가 선전을 위해 이들을 모델하우스에 살게 허락하면서 이뤄진다.
모범 가정생활을 하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에게 내부를 구경시켜 주면 1년 후 집을 갖게 된다는 조건. 처음에는 집이 있어 좋아하던 키도 가족은 수시로 집을 찾아오는 온갖 종류의 사람들에게 시달리게 된다. 견디다 못한 키도는 가출해 버리고 아내도 아이들과 함께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 홈리스가 된 키도와 불량배가 된 둘째아들이 마침내 길에서 만나면서 가족간 화해가 이뤄진다.

‘수키야키’
(Sukiyaki·1995)
양식당을 경영하는 료헤이의 나이 먹은 어머니 하나코는 알츠하이머 환자. 료헤이는 어머니를 돌보려하나 식당 일로 분주하고 료헤이의 쌍둥이 여동생 중 하나인 유카는 간질환자여서 역시 어머니를 돕기가 힘들다.
결국 무거운 짐은 낮에는 우체국서 일하고 밤에는 식당서 일하는 유카의 자매 리카가 짊어지게 된다. 자기만의 삶을 살 때만 기다리는 리카 앞에 요리사와 요리사의 조수가 나타나 둘 다 리카에게 호감을 표시하면서 리카의 삶은 뜻밖의 방향으로 커브를 틀게 된다.


‘코스모스의 추억’
(Remembering the Cosmos Flower·1997)
여고생 아키코와 그녀의 어머니가 남미생활 7년 후 고향인 후쿠시마현으로 돌아온다. 아키코는 남미에서의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자신은 수혈로 AIDS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
온 동네가 아키코의 병을 알고 그녀를 기피하는데 그 중에는 아키코의 옛 친구 나추미도 있다. 마을 사람들이 아키코를 학교에서 쫓아내려고 하자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 나추미가 마을을 상대로 대항한다. (310-312-9909)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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