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Mystic River****

2003-10-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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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제작 감독하고 작곡까지 한 어둡고 비탄에 잠긴 살인 미스터리이자 무드 짙은 성격 드라마이다. 운명과 악의 유전과 과거의 악몽이 작품 전체를 저주처럼 감싸 안으면서 거의 셰익스피어적 비극을 엮고 있다.

아이들이 어린 시절 겪은 정신적 상처가 수십년 후 살인사건을 계기로 도지면서 주인공들이 각기 자기 자신의 악마와 대결하게 되는 운명론적 이야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주인공들의 과거와 현재의 껍질이 하나씩 벗겨지는 식으로 서술된다. 효율적인 감독 이스트 우드의 직선적이며 군더더기 없고 빈틈없는 연출력이 돋보이는데 특히 앙상블 캐스트의 연기가 좋다. 오스카상 후보급 영화다. 원작은 데니스 리헤인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

HSPACE=5

보스턴 남부의 블루칼러층이 사는 동네 친구인 세 소년 지미와 데이브와 션의 운명은 데이브가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며칠 후 탈출하면서 이 사건에 매달려 회전하게 된다. 그로부터 4반세기 후. 지미(션 펜)는 강도죄로 복역 후 동네서 그로서리 마켓을 경영하고 산다. 이제 19세가 된 딸 케이트(에이미 로섬)를 낳은 첫 아내가 사망한 뒤 동네 갱 두목이기도 한 지미는 레이디 맥베스를 닮은 아나베스(로라 린니)와 재혼, 두 딸을 두었다. 데이브는 어두운 과거를 내면 속에 가둔 채 아내 셀레스트(마시아 게이 하든)와 어린 아들과 함께 역시 동네를 떠나지 않고 산다. 그러나 그는 일정한 직업도 없는 반 폐인. 션(케빈 베이컨)은 동네를 떠나 주경찰 살인과 형사가 되었으나 자신의 일상에 지친 채 아내와도 별거 중이다.


그런데 지미가 애지중지하는 케이트가 어느 날 밤 공원서 끔찍하게 살해되면서 관계가 소원해졌던 세 친구는 다시 근접하게 된다. 분노와 복수심에 눈이 먼 지미는 자기 졸개들을 풀어 독자적으로 범인을 쫓는 바람에 이 사건을 수사하는 션과 그의 파트너 와이티(로렌스 피시번)와 충돌하게 된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날 밤 데이브가 피를 흘리면서 귀가하는데 이로 인해 데이브는 자기를 사랑하는 셀레스트로부터도 의심을 받는다. 그리고 션의 수사 초점도 데이브에게로 맞춰진다. 의심과 죄책감에 시달리다 못한 셀레스트가 데이브 얘기를 지미에게 털어놓으면서 엄청난 비극이 일어난다.

살인사건과 그 후유증은 모두 데이브가 소년시절 겪은 끔찍한 경험과 연계되면서 이 과거가 어른이 된 세 친구들을 다시 한번 검고 거친 손길로 휘어잡는다. 우정과 가족 드라마이기도 한 영화의 끝이 아이러니컬하다. 좋은 앙상블 연기 중에서도 무서울 정도로 야성적인 것이 펜의 연기. 발가벗은 격렬한 연기다. 로빈스와 게이 하든도 잘하고 현지서 찍은 촬영도 좋다.

R.

WB. AMC. 센추리14(310-289-4AMC),
그로브14(323-692-0829),
뉴포트시네마(800-FANDANGO#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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