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The Station Agent ★★★★1/2

2003-10-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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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하고 고립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피해 자신과의 고통에 대응하다 뜻하지 않는 작은 커뮤니티를 구성하면서 자기를 재발견하게 된다는 검소하고 통찰력 있는 드라마다. 인간의 관계 맺음의 필요성과 우정 그리고 로맨스를 유머와 페이소스 E 진실한 감정을 섞어 치장 없이 간단명료하게 이야기한다.

영화적 꾸밈을 가급적 배제하고 정수만 추린 내용을 플롯보다는 장소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를 통해 말끔하니 연출했다. 외모와 내용이 모두 가슴 깊이 파고드는 영화로 올해 선댄스영화제 관객상과 각본상 수상.

HSPACE=5

난쟁이로 기차를 사랑하는 핀바(피터 딩클리지)는 고독자로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싫어한다. 그가 일하던 모델기차 가게 주인이 급사하면서 핀버는 이 주인으로부터 뉴저지 교외의 안 쓰는 역사를 물려받는다. 역사에서 혼자 조용히 살려던 핀바의 바람은 아침부터 역사 앞에 이동 핫도그 가게를 차려놓은 말 많은 청년 조(바비 캐나베일)에 의해 산산조각이 난다.


귀찮을 만큼 수다스러운 조는 말로써 고독을 달래는데 핀바가 핀잔을 줘도 눈 하나 깜짝 않고 끈질기게 자기 우정을 제공한다. 핀바도 천성이 착한 조에게 서서히 마음이 쏠리면서 판이한 모양과 성격의 둘은 단짝이 된다.

핀바는 또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자기를 칠 뻔한 아름다운 화가 올리비아(패트리샤 클락슨)와 알게 되면서 핀바와 올리비아와 조 세 사람이 작은 커뮤니티를 구성하게 된다. 올리비아는 사랑하는 자식을 잃고 남편을 떠나 혼자 살며 슬픔에 젖어 있는데 모두가 사회의 주변에 걸터앉아 사는 세 사람은 서로 감정과 속사정과 우정을 나누며 깊은 관계를 맺게 된다. 그리고 이 관계에서 핀바는 뜻하지 않게 중심점 구실을 하게 된다. 이밖에도 핀바는 동네의 뚱뚱한 흑인 소녀와 성적으로 도전적이나 착한 동네 도서관 직원 에밀리(미셸 윌리엄스) 등과도 연계되면서 ‘이상한 사람들’과의 관계의 원이 물결을 이룬다.

화면도 아름다우나 특히 연기들이 좋다. 딩클리지와 클락슨의 연기가 심오하고 캐나베일도 심오한 드라마에 코믹한 쉼표를 준다. 탐 매카시의 감독 데뷔작으로 그가 각본도 썼다. R. Miramax. 선셋5(323-84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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