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가주 곳곳 ‘결실의 축제’

2003-09-26 (금)
크게 작게
HSPACE=5

한 해 동안의 결실을 앞에 대하고 이웃과 수확의 기쁨을 나누며 축제를 즐기는 것이 우리들만은 아닌 듯싶다. 가을이 깊어가는 요즈음 남가주 곳곳에서는 옥토버 페스티벌, 하베스트 페스티벌 등 결실의 축제가 한창이다.
지난 주말만 하더라도 한인타운 한가운데서는 미주 한인들의 최대 축제인 한국의 날 행사가 펼쳐졌고 아구라 힐스의 바사 공원(Vasa Park)에서는 53회째를 맞는 스칸디나비안 가을 축제(Scandinavian Autumn Festival)가 열렸다. 물결치는 금발에 푸른 눈을 한 바이킹의 후예들은 알록달록 색깔도 고운 그들의 전통 의상을 입고 공연을 펼치며 수확의 계절을 축하했다. 아직 행사 규모는 20년 전 한인 축제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자신의 뿌리를 찾아 결실의 계절을 기억하는 그들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태양이 열매를 주렁주렁 영글게 하는 계절, 수확물을 주제로 펼쳐지는 축제도 다양하다. 와인 카운티라는 별명에 걸맞게 프랑스나 이태리의 시골마을에서처럼 포도의 수확을 기뻐하며 벌이는 포도 수확 축제가 바로 그것. 큰 드럼통에 포도를 넣고 맨발로 질근질근 밟으며 춤을 추는 과정을 통해 와인을 만들기 위한 힘든 노동은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이뤄진다.
들판에 탐스럽게 매달려 있는 호박을 주제로 열리는 축제도 여럿 된다. 특히 10월말 할로윈 데이를 앞두고 할로윈 데이에 쓸 호박을 직접 고르는 펌킨 패치는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HSPACE=5

가을철 결실의 축제 가운데 가장 광범위하게 열리는 것은 옥토버 페스티벌 (Oktoberfest)일 것이다. 1812년 독일의 뮌헨에서 훗날 바바리아 왕국의 왕이 된 루드비그 왕자와 테레사 공주의 결혼기념 축하연으로 시작된 옥토버 페스티벌은 10월만으로는 뭔가 부족한 감이 있는지 일찌감치 9월부터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다. 남가주의 9월, 10월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토랜스의 알파인 빌리지, 헌팅턴 비치의 알파인 빌리지, 샌타모니카, 빅베어 등 곳곳에서 옥토버 페스티벌이 벌어지고 있다.


토랜스에 자리한 알파인 빌리지는 LA에 옮겨다 놓은 작은 독일이라고 할 만큼 독일계 이민자들에게 있어 정겨운 고향 같은 장소. 옥토버 페스티벌 기간 동안 축제 현장으로 다시 태어난 비어 가든(Beer Garden)의 패리오에는 어디서 몰려왔는지 바바리아인들의 후예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다. 손에 손마다 들려진 맥주잔에 넘치도록 맥주를 따라 마시며 젖소 짜기, 프리츨 먹기, 요들송 부르기, 치킨 댄스 추기등 다양한 행사를 즐긴다.

HSPACE=5

커다란 맥주잔인 스타인(Stein)을 누가 더 오래 들고 있나 겨루는 콘테스트는 이제껏 갖고 있던 독일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수정시킨다. 굵은 팔뚝을 드러내 놓고 뚝심을 자랑하고 있는 코믹하기까지 한 독일인들의 모습에서 니체와 바그너, 히틀러의 심각한 표정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헌팅턴 빌리지의 올드 월드 빌리지(Old World Village) 역시 작은 독일이라 불릴만큼 독일 분위기가 가득한 곳. 아기 천사가 조각된 분수, 깔끔하게 정돈된 화단, 고풍스러운 지붕과 처마 밑 간판, 꼭대기 풍향계, 창문 밖 테라스에는 색깔도 조화로운 꽃들이 화사하게 고개를 내밀고 건물 벽에는 18세기 독일 시골 마을의 평화로운 일상을 그려놓은 벽화가 눈길을 끈다. 거리엔 갓 구운 빵의 구수한 향이 가득 차 있고 정겨운 독일 민요가 유성기를 통해 거리에 울려 퍼진다.

▲알파인 빌리지(Alpine Village) 옥토버 페스티벌: 토랜스 알파인 빌리지(Alpine Village)의 옥토버 페스티벌은 이미 시작돼 10월 26일까지 계속된다.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은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금요일은 오후 6시30분-새벽 1시, 토요일은 오후 6시-새벽 1시, 일요일은 정오-오후7시까지 열린다. 수요일과 목요일의 입장료는 무료, 금요일과 토요일은 5달러, 일요일은 4달러이며 12세 이하의 어린이는 무료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21세 이상만 입장할 수 있고 일요일은 온 가족을 위한 패밀리 데이로 꾸며진다. LA Times나 인터넷을 통해 쿠폰을 다운로드 받으면 무료 또는 반값으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축제장소는 알파인 빌리지 인 레스토랑(Alpine Village Inn Restaurant). 주소, 833 W. Torrance Bl. Torrance, (310) 327-4384

▲헌팅턴 비치 올드 월드 빌리지(Old World Village) 옥토버 페스티벌: 9월 13일부터 10월 26일까지 열린다. 수, 목요일은 오후 6시30분-오후 11시(21세 이상만 입장 가능하며 무료다), 금, 토요일은 오후 6시30분-새벽 1시까지(21세 이상만 입장 가능하고 입장료는 10달러), 일요일은 오후 2시-오후 7시30분까지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꾸며진다. 행사 장소는 올드 월드 저먼 레스토랑(Old World German Restaurant). 7561 Center Ave, Huntington Beach, (714) 895-8020.

▲빅베어 옥토버 페스티벌 (Big Bear Oktoberfest): 빅베어 호수 주변의 알파인 빌리지는 코너마다 바바리아 스타일의 산장이 들어서 있어 남가주에서 가장 바바리아의 분위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곳. 산골마을까지 누가 올까 싶지만 무려 2만 여 인파가 단지 축제를 즐기고자 빅베어 레이크를 찾아온다고. 스위스 출신의 요리사가 준비한 사우어크라우트를 안주로 즐기는 수입 뢰벤브라우 맥주의 신선한 맛에 매료된 사람이 한 둘은 아닌 것 같다.
축제는 10월 26일까지 열리는데 금요일은 오후 6시-자정, 토요일은 정오-자정, 일요일은 정오-오후 5시30분. 입장료는 어른은 8달러, 12세 이하의 어린이는 4달러. 행사 장소는 Big Bear Convention Center로 29707 Big Bear Blvd. Big Bear Lake, (909) 584-3000.

▲랜초 쿠카몽가 포도 수확 축제(Rancho Cucamonga Grape Harvest Festival): 미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의 포도 수확 축제. 나마 밸리와 소나마 카운티의 와이너리들이 와인 샵에서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지만 랜초 쿠카몽가의 포도 수확 축제는 1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행사다. 이 지역 와이너리와 교회가 함께 모여 그해 수확물을 비교하며 축제를 벌인 것에서 시작된 포도 수확 축제는 100년이 넘는 전통을 지녔으며 지난 1939부터는 공식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축제에는 와인과 관계된 다양한 이벤트들이 마련된다. 와인 시음 대회와 맨발로 포도를 으깨는 그레이프 스톰프는 행사의 하이라이트. 축제는 10월 3일(금)부터 5일(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10월 3일은 오후 6시-자정, 4일은 정오-자정, 5일은 정오-오후 5시까지. 입장료는 어른이 3달러, 12세 이하의 어린이는 무료. 장소는 Epicenter로 8408 Rochester Ave. Rancho Cucamonga, (909) 481-5252 또는 (909) 987-1012.

▲오리지널 추수 축제(The Original Harvest Festival): 19세기 시골 마을의 정겨운 장터를 연상시키는 이 축제는 전국 최대 규모의 이동 장터 행사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시대 의상을 입은 200여 명의 장인들이 보석, 가구 등 자신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부스에서는 가을 추수의 향기가 느껴지는 음식들도 맛볼 수 있다. 10월3일(금)부터 사흘간. 10월 3일과 4일은 오전 10시-오후 7시, 5일은 오전 10시-오후5시까지. 입장료는 어른이 8달러50, 연장자는 7달러50. 6-12세의 어린이는 4달러50. 행사 장소는 Seaside Park로 10 Harbor Blvd. Ventura, (805) 654-3951 또는 (800) 321-1213.

▲칼라바사스 호박 축제(Calabasas Pumpkin Festival): 11회째를 맞는 칼라바사스 호박 축제는 호박의 수확을 함께 축하하는 행사. 올해 주제는 ‘It’s A Family Affair’로 주제에 걸맞게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로 꾸며진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당나귀 타기, 호박 미로, 호박 볼링 행사와 함께 호박을 이용해 공작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코너도 있다. 스와이타 민속 마을 탐방, 빅밴드 공연과 댄스, 코미디 공연, 호박 맥주 시음, 파이 먹기 대회 등 어른들의 관심을 끄는 행사도 여러 가지다. 호박 빵, 호박 파이, 호박 아이스크림 등 호박을 이용한 수많은 요리도 다양한 부스에서 맛볼 수 있다. 40개가 넘는 부스에서는 호박을 이용한 수공예품을 비롯해 독특한 예술 작품들을 쇼핑할 수 있다. 축제는 10월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행사 장소는 Paramount Ranch. 주소, 2813 Cornell Road. Agoura, (818) 597-9192 또는 (818)225-2227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