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모의 마음 - 웃으면 복이 와요

2003-09-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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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제목은 몇 년 전 작고하신 고 김경태 코미디언의 책, ‘웃으면 복이 와요’를 그대로 따온 것이다.
웃음이 좋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으면서도 잘 실천이 안 되나 보다. 남편을 봐도 그렇다. 남편이 좀 진지하고 예민하기는 해도 화를 낸다든지 슬퍼한다든지 걱정한다든지 하는 일은 거의 없다. 마음이 언제나 평온한 분이어서 나를 한없이 평안하게 해 주는 일등남편이다. 그런데 웃는 일에는 통-관심이 없다. 어떤 재담을 듣게 되면 나는 우스워서 배꼽을 잡는데 남편은 그저 싱긋하고 만다. 그런 남편이 신기롭기 그지없다. 남편은 또 나를 신기해한다.
나는 정말 잘 웃는다. 이래도 우습고 저래도 우습다. 하루 중 대부분이 우스운 일 투성이다. 아는 사람이 나타나면 반가워서 웃고,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면 귀여워서, 열매를 잔뜩 달고 있는 나무를 보면 흐뭇해서, 꽃을 보면 아름다워서, 재미있는 책은 재미있어서 웃어댄다. 특히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는 너무도 즐거워서 연신 웃는다.
약 2주 전 어느 모임에서 우리교회 장로님 한 분이 건강 특강을 하셨는데 그 내용이 하도 유익하고 인상적이어서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①15초 웃으면 수명 2일 연장.
②1분 웃으면 10분 운동 효과.
③하루 세 번 크게 웃으면 건강하게 장수함.
④웃음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 없는 건강을 위한 공짜 묘약. 반대로 화내고 남을 미워하고 원망하고 속상해 하고 걱정하고 슬퍼하면 피에 독소가 생겨 온갖 병을 일으키고 빨리 늙게 해서 수명을 단축시킨다고 함. 그러니 알아서들 하시란다.
내 경험에 비추어 봐도 이 이론이 맞는 것 같다. 나는 운동을 하지 않아도 혈압, 당,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모두 정상일 뿐 아니라 갱년기의 ‘갱’자도 모르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결론은 분명하다. 건강하고 젊게 오래 살려면 즐겁게 웃으면서 살면 된다.
이 강의 후 웃는 근육이 잘 발달되지 않은 남편과 해로하려면(나는 아무리 봐도 오래 살 것 같아서) 남편을 웃게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결심’을 하고 내가 짜낸 아이디어는 이렇다.
“여보, 나를 볼 때는, 내가 나타나면 언제나 웃어요. 응?” 남편의 약속을 받아내고 이 글을 쓴다. 남편은 약속 잘 지키기로 유명하니까 얼마 안 있어 온 얼굴에 웃음이 만연한 남편으로 바뀔 것을, 그래서 우리는 해로할 것을 굳게 믿는다.
원래 잘 웃는 내가 더 잘 웃게 된 것은 예수님을 내 마음에 모시게 되면서부터. 그분이 내 마음에 계시니 내 마음이 천국이 되어 미운 사람이 없어지고, 하나님의 딸이 됐다는 사실이 너무도 기쁘고 행복해서 언제나 감사가 넘친다. 그래서 항상 웃을 수밖에 없는 나는 복을 많이 받고 있다. 이제 남편의 웃음 근육이 잘 발달되어 우리 둘이 같이 웃어댄다면 복이 갑절로 오겠지.

신 은 실
(오렌지카운티 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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