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선교 사명과 선교예산

2003-09-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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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시간에 교회의 가장 큰 사명은 선교라고 누누히 강조된다. 사도행전 1장8절의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라는 성경구절이 근거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강단에서의 가르침과 막상 교회의 행동과는 일치하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한 교회의 주보에 보면 선교헌금에 대한 안내문이 다음과 같이 나온다. 매달 마지막 주일은 선교헌금주일입니다. 작은 정성을 모아 복음전도에 동참하는 기회가 되기 바랍니다. 매주일하는 각종 헌금과는 별도로 한달에 한번씩 선교헌금을 하라는 것이다. 선교가 교회의 주된 사명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주요헌금들을 낸 후 문자그대로 작은 정성을 모아서 사용한다는 취지이다.
그에 덧붙여 담임목사는 우리교회는 따로 선교예산을 세우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선교에 사용되는 재원은 본예산에는 포함도 되지 못하는 가장 우선 순위가 뒤떨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그 교회의 주보에는 협력선교사들의 이름들이 여럿 나열되어 있는데 그들에 대한 지원은 남녀선교회등의 자치기관에서 조금씩 보조금을 보내는 것이 전부이다. 즉 교회는 생색만 내는 셈이다.
교회의 재정이 약하다면 그래도 그럴 수 있겠다. 하지만 연말결산시에 보면 다음해로 이월되는 잉여금이 상당하다. 즉 건축헌금이란 명목으로 많은 헌금을 계속 적립해 가는 것을 보면 결국은 선교에 대한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한 교회에서는 결산시에 4천여달러의 잉여금을 이월시켰다. 그런데 자세히 지출내역을 보니 그해의 선교예산 1만달러중 2천달러만이 지출되었다. 즉 선교예산을 계획대로 지출했더라면 4천달러의 적자가 났을 것이었다. 교인들이 승인한 선교예산은 교회가 하나님 앞에서 한 약속이다. 그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야 하며 만약 못 했을 경우에는 교인들에게 이유를 설명하고 다음해에라도 이행해야지 그냥 잉여금으로 처리하는 것은 잘 못이다. 마태복음 6장 21절 ‘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를 인용하며 교인들에게만 헌금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교인들의 모임인 교회가 헌금에 대한 우선 순위를 바로 하여 모범을 보여야 한다.
즉 예산의 몇퍼센트 혹은 일정금액을 먼저 선교예산으로 책정하는 정책적 우선순위가 주어져야 한다. 또한 세운 선교예산을 잘 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미국교회 목사처럼 헌금시간에 여러분들의 헌금은 13%가 선교목적에 사용됩니다 라고 교인들에게 분명하게 밝히며 선교에 대한 사명의식을 고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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