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투기 시뮬레이션파이터 타운

2003-09-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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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수평선에 환한 기운이 희미하게 일기 시작하는 이른 새벽,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의 갑판은 벌써부터 분주하다. 적의 지하 미사일 기지를 폭파시키라는 상부의 작전 명령에 따라 6함대 소속 전투 비행 대대가 이른 새벽부터 긴급 발진을 시작한 것이다. 간판 승조원의 손전등 신호가 떨어질 때마다 굉음을 울리며 컴컴한 새벽 하늘 속으로 사라지는 전투기와 폭격기들.

1시간여 바다를 가로지르는 비행 끝에 편대는 빛을 받아 울퉁불퉁 험준한 지형을 드러낸 사막의 산악지대에 도달한다.
목표는 이 지역의 가장 깊은 계곡 속에 숨겨져 있는 미사일 기지로 정확한 목표 지점을 확인한 전투기와 폭격기들은 먹이를 찾아낸 성난 매처럼 아래쪽을 향해 곤두박질 치기 시작한다.
영화 같은 이런 스토리는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 있는 ‘파이터 타운’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는 가상 공중전의 한 장면으로 이 곳에서는 실제로 전투기 조종사들의 훈련에 사용되는 각 기종 전투기, 전폭기의 시뮬레이션(simulation)들을 통해 비행과 공중전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파이터 타운에서 10여가지 기종의 전투기와 전폭기 시뮬레이터가 있는데 조종석에 부착된 각종 계기판이나 장치들이 실제와 똑같으며 작동도 실제 상황과 아주 흡사하다.
스크린을 통해 벌이는 공중전이나 지상 목표물 공격은 실감나는 교신과 작열하는 폭파음 등을 통해 서툰 조종사들은 온통 긴장과 흥분에 휩싸이게 하는데 한번 여기에 빠지면 웬만해서는 곧 헤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그 재미가 대단하다고 소문이 났다.
시뮬레이션 탑승료는 각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1시간에 35~55달러로 다소 비싼 편이다. 개장시간은 수~금요일 오후 1시~7시, 토~일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 주소 및 문의: 17831 Sky Park Circle, Suite B, Irvine, 949-253-9JET,
www.fightertown.com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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