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운 복판서한국불교 미술전

2003-08-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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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문화재 이진형 불상조각장
9월14~28일…고려사 이전 개원기념

순천 송광사, 서울 법련사, 석불사, 부산 내원정사, 혜원정사 등 한국 주요사찰의 불상을 제작해 온 인간문화재 이진형 불상조각장이 9월14일부터 28일까지 LA고려사(회주 현호스님·주지 범경스님)에서 ‘한국 불교미술 알림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대한불교 조계종 승보종찰 송광사의 LA분원인 고려사가 한인타운 웨스턴과 메이플우드 코너(500 N. Western Ave.)로 이전, 9월14일 개원하는 것을 기념해 열리는 것으로 한국에서 가져온 불상, 불교문화 소품, 공예품 등 60여 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동국대 불교대학원 출신으로 대한민국 불교미술대전에서 총무원장상과 특별상을 수상해 불교계에 이름이 알려진 이진형(50)씨는 37년 째 불상 제작에만 몰두하고 있는 대전시 인간문화재.

그가 지난 3년간 공들여 이번 전시회에 출품하는 60여 점의 작품은 한국의 국보, 보물을 축소한 불상들과 불교 소품들이 주를 이룬다.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고려사 새 사찰 또한 그가 설계한 것으로 내부 장식과 불상 일체가 그의 손을 거쳤다고 한다.

이진형씨는 “불교설화와 도인들의 행적을 일반인들과 서구사회에 알리기 위해 전시회를 마련했다”면서 “불교미술은 그 자체로 무언의 설법이기 때문에 포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행사는 근·현대미술이 어떻게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지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사는 현재 사찰이 위치해 있는 윌셔인근 잉그래햄 스트릿 일대가 LA통합교육구 초등학교 신축부지로 결정됨에 따라 사찰 이전을 추진, 지난 4월 웨스턴과 메이플우드 코너에 자리잡은 70년 된 페르시아 카펫전시장 건물을 매입했다.

개원을 2주 앞두고 현재 내부공사가 한창인 새 사찰에는 이진형씨 외에 한국에서 건너온 4명의 불교공예가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마무리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건물 1층은 불상이 모셔진 법당으로 쓰이며 2층은 외국인을 위한 국제불교회관 젠 센터로 꾸며진다.

고려사 회주이며 사찰 이전문제로 순천 송광사에서 파견된 현호스님은 “새 사찰이 들어서는 건물이 LA시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어 건물 외부에는 손을 댈 수 없지만, 제대로 된 법당을 내부에 꾸며 도심사찰로서 손색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사 이전 기념법회는 오는 9월14일 오후2시에 열리며 법회에 앞서 이날 오전10시에는 삼존불 및 천불 점안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323)957-0500.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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