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떼를 치며 날개 달린 소문

2003-07-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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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생활을 하다 보면 말이 잘못 전달되어 이상한 오해를 일으키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중보기도팀을 만들고 갑자기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기도할 수 있도록 조직표를 짜두었습니다. 한번은 권사님이 감기로 아프셔서 중보기도 팀장에게 기도팀에 전화하여 급히 기도를 부탁한 일이 있었습니다.
며칠후 그 권사님이 암으로 위독하시다는 소문을 듣고 급히 자초지종을 알아보았더니 중보기도 팀장은 다음 성도에게 감기로 아프시다고 하는 것을 그 다음 성도에게는 심히 아프셔서 위독하다고 건너 뛰다보니 말이 뻥튀기에 부풀려져 암으로 몸져 누워계시다는 소문이 교회에 돌기 시작한 것입니다.
소위 말 잘하는 여자 성도들 때문에 어려움을 당하는 목회자들을 많이 보아 오면서 바울이 왜 여성도를 향하여 잠잠하라고 말씀하셨는지 실감이 날 때가 있습니다.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이 죽인 자는 만만이라고 노래하는 여인네들 때문에 다윗이 수많은 고통을 당한 것처럼 대부분의 교회 소문들은 심판의 부메랑처럼 그 자신을 침몰시킵니다.
목회를 하면서 많은 소문과 정보가 왜곡되거나 잘못 전달되어지는 것을 보면서 말을 가려 듣는 지혜가 얼마나 소중한지 열심히 일하던 일꾼도 한마디 말에 실족되어 눈 뽑힌 삼손처럼 맷돌이나 가는 신세로 바뀌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주님께서도 사람의 입은 열린 무덤 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남을 세워주고 격려하고 칭찬하기보다는 남의 허물을 즐기는 함과 같은 우리의 죄성에 깜짝 놀라보곤 합니다.
한번은 어느 성도가 한국에 큰 교회에 청빙받아 가신다면서요? 라고 물을 때는 황당하다 못해 기절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우리가 무슨 말을 들었을 때 그 사람에게 직접 확인하지 않은 말은 일단 소문으로 여기는 자세로 섭섭해하거나 시험에 들지않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이 종일 네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고 조롱해도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망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하여 하는고 너는 하나님만 바라라 그 얼굴의 도우심을 인하여 내가 오히려 찬송하리로다 라는 시편 42:5의 말씀처럼, 낙망하지 않고 풍랑 같은 소문보다 주님을 바라보면 오히려 바다 위를 걷는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최근 한 식당에서 잘 아는 장로님께 인사하면서 요즈음 교회 잘 다니시지요? 라고 했더니 교회에서 시험에 들어서 큰 교회에 나가 뒤에서 그냥 앉아 있습니다 라는 말씀에 사단이 풍악소리와 함께 덩실덩실 춤추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김 명 선 (샬롬한인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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