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방학자녀 “놀면서 배워요”

2003-07-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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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락시설-박물관 여름프로그램

여름방학이 벌써 반정도 지나갔다. 학교에서 해방된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1∼2주일. 자녀들은 어디로든 뛰쳐나가고 싶어하고 부모들은 아이들 기분 풀어주느라 어디로 데려갈까 무척 고민이다. 한껏 들떠 있는 아이들에게 남가주 유명 위락시설들과 박물관은 어떨까.
박물관은 그냥 자녀들과 여름 하루 방문해 즐기기도 좋지만 방학이면 대부분 현장학습을 통해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많은 여름 프로그램들이 있다.
일부 프로그램은 이미 등록이 마감되었으나 아직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얼마든지 있다. 특히 각 박물관과 시공원국에서 실시하는 많은 데이 캠프(Day Camp) 등의 여름 프로그램은 1주 단위로 등록을 받고 있어 수시로 참여할 수 있다. 미처 계획을 세우지 못한 채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좋은 탈출구가 될 수 있다.
롱비치 수족관에서 제공하는 ‘오션 익스피리언스’(Ocean Experience) 등 각 박물관에서 실시하는 서머 프로그램과 시공원국과 사설 단체들이 제공하는 스포츠, 레크리에이션 클래스, 데이케어 등의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물고기-동물과 친구해 볼까


롱비치 수족관 서머 오션 익스피리언스

‘교과서 밖 세상’이색 체험

파란 물 속에서 비늘을 반짝거리며 유영하는 물고기들을 마치 수중세계를 탐험하듯 관찰할 수 있는 수족관은 도심 속 피서지다. 에어컨 바람이 싱싱 부는 터널을 통과하며 재현된 바다 속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남가주 각 지역의 수족관들은 방학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유익한 생태교육 효과를 안겨주는 동시에 한여름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특별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남가주 최대 규모인 롱비치 퍼시픽 수족관에서는 관객들이 직접 배를 타고 롱비치 앞바다에서 서식하는 해양생물들을 관찰하는 ‘오션 익스피리언스’(Ocean Experience)와 수족관 관리와 운영 상태를 견학하는 ‘비하인드 더 신’(Behind The Scene) 여름철 특별 프로그램으로 실시하고 있다.
남가주 바다의 생물을 직접 채취해 연구하는 프로그램인 오션 익스피리언스는 50명 그룹이 수족관 바로 옆에 있는 항구에서 떠나는 해양 생태계 연구선인 권커러(Conqueror)호에 몸을 실으면서 실시된다. 발랄한 가이드의 리드로 배에 오르면 선장의 출항 신호가 우렁차게 들린다. 높은 고동소리를 한바탕 질러댄 보트는 자신보다 수백 배는 크지만 지금은 항구에 오래된 거목처럼 묶여버린 퀸 메리호를 옆으로 하고 서서히 롱비치 항구를 떠난다.
공사장에서나 볼 수 있는 소형 굴착기가 70피트 깊이의 롱비치 앞바다로 들어가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진흙덩어리를 파내 올라온다. 진흙덩어리를 세숫대야 모양의 그릇에 담아 놓고 가이드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진흙놀이를 하라고 시킨다. 왠지 만지기 싫은 진흙에 손을 가만히 대고 옆에서 나오는 바닷물로 진흙을 조심스럽게 씻어보니 조그마한 조개와 새우 그리고 게 등이 신기하게 살아 움직인다. 아이들은 시꺼먼 진흙에서 무언가를 찾아냈다는 기쁨과 귀여운 바다생물들의 움직임을 보고 마냥 좋아한다.
가이드가 친절하게 채집한 생물들과 이들의 생태계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아이들은 그림으로만 봤고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미세 생물들을 현미경을 통해 직접 관찰한다.
그물로 올라온 새끼 광어와 상어도 만져보고 자신의 머리보다 큰 초대형 불가사리를 잔뜩 겁을 내면서도 손가락으로 찔러본다.
“아! 바다 속에는 이렇게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구나” 아이들은 다시 한번 생명에 대한 고귀함과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퀀커러호는 멀리 오후의 태양을 받으며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바다사자들을 마지막으로 관측하고 해양 탐험을 마감했다.
오션 익스피리언스 보트 투어는 주중(월~금) 오후 1시, 주말(토~일) 오후 1시와 2시45분 출발하고 가격은 수족관 입장료를 포함해 성인 36.95달러, 어린이(3~12세) 26.95달러, 노인 32.95달러이다.
퍼시픽 수족관에는 수족관 뒤에서 일어나는 작업들을 돌아보는 ‘비하인드 더 신’(Behind The Scene) 투어도 있다. 화려한 전시장 뒤에는 바다생물들의 질병을 연구하고 플랑크톤을 배양하는 인공 부화 시설을 비롯, 용존 산소량과 수소이온농도, 질산염, 인산 등을 조사하는 수질 분석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는데 이들 기구들을 견학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고 수족관 유리와 산호를 청소하는 잠수부들의 탈의실이 공개되고 물고기들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체험도 할 수 있다. 비하인드 더 신 투어의 참가비는 1인당 15달러이며 7세 이상만이 참가할 수 있다.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산호들과 열대어들을 만나고 북극해 차디찬 바다 속 동물들의 환경을 상세하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오션 어드벤처(Ocean Adventure) 데이 캠프도 있다. 각 대양에 대한 학습을 하는 ‘더 오션 월드’와 바다의 육식동물에 대해 공부하는‘언더 시 프리데이터’등 여러 개의 프로그램이 있으며 하프데이와 풀데이가 있다.
잠은 집에서 자고 낮에만 캠프에 참가하는 일주일 프로그램에는 어린 동물들의 생태를 관찰하고 플랑크톤을 수집하는 프로그램도 포함된다.
캠프는 8월29일까지 매주 실시되며 참가비는 일주일 반나절(half-day)이 120달러, 풀데이(full-day)는 250달러이다. 문의 (562)951-1630.
퍼시픽 수족관은 550여종 1만여마리의 다양한 해양생물이 전시되고 있는 남가주 최대 규모의 실내외 수족관이다. 바다와 강의 갖가지 물고기는 물론 열대지방, 밀림지대, 극지방에 사는 온갖 해양생물들이 저마다 자신이 살던 곳의 환경을 정확히 재현한 특수 수조에서 생활하고 있다. 신비로운 해저 세계를 재현하고 있는 퍼시픽 수족관에는 매력적인 열대어나 산호초 외에도 킹펭귄, 해달 등 재미있는 친구들도 많다.
퍼시픽 수족관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 개장한다. 입장료는 성인 18.75달러, 어린이(3~11세) 9.95달러, 노인(60세 이상) 14.95달러이다.
가는 길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 사우스를 타고 710번 사우스로 갈아탄다. 710번이 끝나는 지점에 롱비치 다운타운으로 들어가는 표지판을 나오고 이 길을 따라 수족관 안내판이 보인다.
주소 및 문의: 100 Aquarium Way Long Beach, CA. (562)590-3100, www.aquariumofpacific.org

LA카운티 자연사박물관 ‘어드벤처 인 네이처’

LA카운티 자연사박물관이 매년 자부심을 갖고 내놓는 프로그램이다. 3∼4세 어린이를 위한 ‘파인 사이즈 어드벤처’에서는 나비와 개구리의 생태계를 공부한다. 초등학생들은 아마존 레인 포레스트의 동물들을 연구하고 공룡과 바다생물에 대한 교실도 있다. 참가비는 1주 109달러이다. 캠프 예약 및 문의는 전화 (213)763-3534이나 인터넷(www.nhm.org)을 이용해 등록을 할 수도 있다. 현재 인원수가 남아있는 프로그램이 얼마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박물관에서는 방학을 맞이한 어린이들을 위해 여름 내내 나비를 주제로 한 곤충 전시관을 오픈한다. 수백 종의 나비들과 각종 곤충들을 직접 접하고 미생물들을 현미경과 비디오를 통해서도 관측할 수 있다.
매시간마다 실시되는 웍샵에 직접 참가해 곤충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입체 비디오게임도 할 수 있다. 공룡 화석과 이집트의 미라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신기한 물체들이 넘친다. LA 다운타운 남쪽에 있는 엑스포지션 공원 내에 있다.
입장료 성인 8달러, 어린이 2달러.
문의: (213)763-3466


■ 기타 여름방학 프로그램

페이지 어린이박물관 어드벤처
LA카운티 자연사박물관과 페이지 박물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데이 캠프의 기간은 1주일이며 동물을 주제로 한 각종 학습이 계속된다. 아이들이 직접 도마뱀, 거북이 등을 만져보면서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매우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으로 빨리 신청하는 것이 좋다. 캠프는 7월부터 8월까지 문을 연다.
문의 (213)763-3534
LA 동물원 캠프
일주일 동안 어린이들이 와일드 킹덤(Wild Kingdom)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역시 풀데이와 하프데이가 있으며 원데이 프로그램도 있다. 동물과 생활하면서 자연에 대한 참교육을 받게 되는데 특히 남가주에서 서식하는 동물들에 대한 학습 프로그램이 유명하다.
유치원생들의 위한 정글 탐험, 기어다니는 생물들의 프로그램이 있으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동물의 집’ 등이 있다. 가족이 텐트를 치고 동물원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선다운 사파리’도 있다.
참가비는 1주 풀데이의 경우 300달러 선이며, 하프데이는 150달러 정도이다. 서머 캠프는 8월말까지 계속되며 시간은 오전 9시~오후 3시.
문의: (323)644-4211
www.lazoo.org
캘리포니아 과학관
캘리포니아 과학관은 가주 최대의 교육 과학관이다. 6층 높이의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IMAX 극장, 초대형 규모의 인체 학습 로봇 ‘테스’, 생물의 진화 과정을 한눈에 경험할 수 있는 전시관 등 눈요기를 하면서 학습도 겸하는 남가주의 ‘어린이 회관’이다.
이번 여름에서는 3세에서 16세까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두 35개 각종 과학과 관련된 캠프가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자연보호, 물리, 생물학, 항공학 등 과학의 기초를 현장 실습 등을 통해 배울 수 있게 된다. 서머 캠프는 8월 말까지 계속되며 1주일 캠프의 참가비는 92∼100달러선이다. 캘리포니아 과학관 역시 엑스포지션 공원 내에 있다. 입장료는 무료.
문의: (213)744-4444
LA시 공원국
LA시 공원국의 123개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는 방학 동안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월~금요일 5일 과정의 데이 캠프를 제공한다. 스포츠, 공예, 필드 트립(field trip), 점심 등이 제공되는 데이캠프는 프로그램 내용과 참가비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20~40달러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농구, 야구, 플래그 풋볼 등의 여러 종목을 1주일씩 돌아가며 지도하는 스포츠 위주의 데이 캠프도 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아이들을 돌봐주는 차일드케어 프로그램도 데이 캠프에 포함되어 있다. 참가비가 10달러 정도 추가로 부담된다.
캠프 위치와 연락처를 비롯해 시공원국에서 제공하는 각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www.laparks.org)에서 볼 수 있다.
데스칸소 가든
라카냐다에 있는 데스칸소 가든에서는 여름철이 되면 가든의 식물들을 아이들에게 소개하는 각종 데이 캠프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300여에이커에 달하는 가든 곳곳을 통과하는 하이킹 트레일을 돌면서 학습을 하는데 특히 남가주 각 지역의 식물들에 대한 많은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 캠프의 참가비는 50달러이다.
문의: (818)949-4200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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