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산행 가이드 Chilao~Devils Canyon 등산로

2003-07-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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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개브리엘 산 속에 Chilao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지금은 하이웨이가 그 곳을 통과하기 때문에 쉽게 갈 수 있지만 옛날에는 보통 사람들은 갈 엄두도 못 낼만큼 첩첩산중이었다. 서부활극에서 보듯 무법자들이 판을 치던 그 옛날에 여기에 아지트를 두고 활약하던 산적들이 있었는데 이들도 역시 말을 타고 다니면서 민가를 털었다고 한다. 따라서 말은 그들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영업(?) 기구였고 말을 잘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임무였다.

하루는 다른 동료 악당들이 모두 민가를 털러 내려가고 말 관리자 혼자 남아 쉬는 말들을 지키고 있는데 난데없이 곰이 나타나서 말을 공격했다. 이것을 본 말 관리자가 용감하게 식칼 하나를 들고 뛰어 들어가 곰과 격투를 벌린 끝에 기어이 곰을 사살하고 말을 구했다. 이 일이 있은 후부터 동료들은 이 사람을 애칭으로 매운 놈(Chilao)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후에 이것이 지명이 되었다고 하니 지명에 얽힌 이야기를 알아보면 재미있다. 말을 관리하던 땅에 지금은 하이웨이 관리소가 들어가 있고 인근에는 전국적으로 두번째 오래된 레인저 스테이션 통나무집이 박물관이 되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이 지역 유물을 보여 주고 있다.

Chilao에서 동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면 Devils Canyon 계곡이 나온다. SGM 산맥에 있는 등산로가 줄잡아 100개가 넘는데 모두 다 자원 봉사자들에 의해서 유지되고 연방정부 산림청에서 유지하는 공식 등산로는 딱 세 개뿐인데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Chilao에서 Devils Canyon으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그 중의 하나라고 한다. 이 등산로의 첫 부분은 초심자도 등산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쉽다. 온갖 종류의 나무 숲 속에 동굴처럼 뻗어나간 오솔길을 걷는 기분이 여간 상쾌하지가 않다.

하지만 나중 부분은 상당한 경험이 있고 바위도 탈줄 아는 프로급이 아니면 어려울 정도로 험한 코스로 변해 버린다. 특히 개울 따라 불거져 나온 화강암 암석들을 타고 지나가야 하는 구간에서는 대단히 위험하므로 고집하지 말고 갈 수 있는데 까지만 갔다 오는 것도 현명한 일이다.


가는 길은 라카냐다에서 Angeles Crest Highway를 타고 27마일 북쪽으로 올라가면 Chilao Visitor Center 입구가 나오기 200야드 전에 Devils Canyon Trail 사인이 서 있다. 길 왼쪽에 있는 넓은 공간에 차를 파킹하고 길 건너 트레일 입구로 들어가 걷기 시작하면 된다. 길은 곧 급강하하면서 내려가는데 관리가 잘 되어 있다.

왕복 7마일 코스이고 1,500피트를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난이도 중간정도이다. 차를 파킹하기 위해서는 어드벤처 패스가 필요하다.


강태화 <토요산악회장·909-628-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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