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헤미안의 고향 프라하

2003-07-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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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의 파리로 불리우는 낭만의 도시, 시내 건물전체가 예술품

일반적으로 음악이나 미술에 너무 심취한 사람, 정신없이 성격이 낭만적인 사람을 보헤미언이라고 부른다. 이 보헤미언이 바로 옛날 체코 왕국의 이름이다. 프레미슬리드 왕조의 블라디슬라브 왕자가 서기 1085년 처음으로 보헤미아왕국의 왕으로 임명되었으며 프라하캣슬과 세인트 비투스 대성당 건축을 시작했다.

프라하 시내를 걸어다녀 보면 프라하가 왕년에 유럽예술의 중심타운이 었다는 것을 금방 느낄수 있다. 건물에서부터 다리에 이르기까지 예술적 아닌것이 없다. 심지어 상점문에 새겨진 조각(사진)까지도 예술품들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가 어떻게 공산국가가 될수 있었을 까하는 생각을 저절로 떠올리게 된다.


미국에 살면서 고향이 그리워 항상 떠나는 기차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는 했었다는 드볼작도 프라하 출신이다. 교향곡 ‘신세계’에 보헤미언 냄새가 물씬한것은 그의 향수병때문이다. 정열적인 애국자로 유명한 작곡가 스메타나도 프라하 사람이다. 심포니 ‘내 조국’은 멜로디가 뜨겁고 낭만적이다. 천재작가. 카푸카와 쿤데라도 프라하 출신이고 카프카 작품에 등장하는 거리풍경은 대부분 프라하가 무대다. 관광 중심지로 되어 있는 올드 타운의 시청 시계탑 맞은편에 있는 ‘밀레나’ 카페가 바로 그가 태어난 집이며 2층에 카프카 박물관이 만들어져 있어 이곳에서 커피 마시는것도 별미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시인이며 당대의 극작가인 하벨이 얼마전까지 체코의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은 이나라가 예술인들을 얼마나 존경하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는 부인이 죽은지 1년도 안되어 미모의 여배우와 재혼한 이후부터 인기가 떨어졌다고 한다. 왜냐하면 예술가인 죽은 부인이 국민의 존경을 받았었기 때문이다.

프라하관광은 다섯군데로 나누어 진다. 첫번째는 볼레슬라브왕이 지은 ‘프라하 캣슬’. 이곳에는 대통령궁과 아름다운 세인트 비투스 성당이 있으며 당대의 미술거장 피터팔러가 설계한 건축물들이다. 두번째는 맥주홀과 재즈 클럽이 밀집해있는 말라 스트라나, 세번째는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 찰스브릿지와 블타바강이다. 이 다리는 파리의 몽마르뜨를 연상케하며 프라하 관광명소 1호로 꼽힌다. 다리 전체가 조각품이고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블타바강과 고성의 아름다움은 관광객을 압도한다. 네번째가 올드타운으로 불리우는 스타레 메스토. 베니스의 뒷골목처럼 상점이 꽉 들어차있고 개혁운동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얀후스의 동상도 올드타운 광장에 있다. 시계탑, 카프카의 집, 유대인촌도 이곳에 있고 다섯번째가 ‘프라하 광장’으로 알려진 웬스라스 광장이다.

프라하시민들은 굉장히 친절하고 어른을 알아 모신다. 물가도 싸고 고색찬란해 앞으로 파리, 로마 다음의 인기 관광지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좀비싸지만 올드타운의 프린스 호텔이나 인터컨티넨탈호텔에 투숙하면 택시비를 아낄수 있어 그돈이 그돈이다. 프라하시민의 음악과 연극 열광은 유명하다. 유리제품이 특산물.

싸다고 교외 호텔에 묵을 필요가 없으며 택시도 타기전 가격을 미리 정하면 바가지 쓰는 일이 드물다. 동유럽에서는 가장 서구적인 도시가 프라하다.

스타레메스토의 시계탑. 이 아름다운 시계탑이 두개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제조공의 눈알을 뺏다고 한다.

‘프라하 광장’으로 불리우는 웬스라스 광장. 모든 체코의 목소리는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 68년 소련침공때 ‘프라하의 봄’을 비롯 89년 벨벳혁명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역사적인 집회가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예술성이 뛰어난 대통령궁 정문. 안으로 들어가면 프라하 캣슬과 비투스대성당이 나온다.

14세기의 건축대가 피터팔러가 설계했다는 찰스 브릿지. 31개의 성인동상이 세워져 있으며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다.

프라하의 젖줄 블타바 강. 찰스 브릿지등 5개의 예술적인 다리가 다운타운을 잇고 있다.


천재 소설가 카프카의 생가. 올드타운 광장의 밀레나 카페 2층에 있다.


에어컨디션이 있다고 크게 강조한 오페라 극장 포스터.

대통령궁 문앞에서 용감하게 기념촬영하고 있는 어느 한국인 관광객.


이철 주필 chul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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