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단순한 생활

2003-06-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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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공허한 사람일수록 욕심이 많은 법입니다. 그 공허함을 물질로 채우려 하기 때문이지요. 사랑에 굶주린 아이가 먹는 것으로 그 공허함을 채우려는 것과 비슷합니다. 사치와 낭비도 결국은 마음의 공허에 기인한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검소한 생활’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어느 친구 목사가 실천하고 있다는 ‘반찬 세가지 이상 먹지 않기 운동’을 나도 해 보았고, ‘무엇을 살 때는 이것이 정말 내게 꼭 필요한가를 세 번 진지하게 물어보고 사기’ 운동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노력들이 검소한 생활을 하는데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풍요한 가운데 살고 있기 때문에 유혹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구체적인 방법들을 생각하면서 검소한 생활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것보다는 먼저 나의 마음의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좋은 자동차를 갖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면 그 욕망을 억제하며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지금 타고 다니는 혼다 어코드 차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아내가 직장생활할 때 사서 타고 다니던 것인데, 둘이 다 은퇴를 했으니 내 차는 없애고 아내 차를 타고 다니는 것입니다.
제가 말하려는 것은 혼다를 타고 다니면서도, 더 좋은 차를 타고 다녔으면 하는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런데는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마음의 만족’인 것 같습니다.
마음에 만족이 없으면, 더 많이 갖고 싶고, 더 높이 올라가고 싶고, 더 많이 받고 싶고, 제일 좋은 것을 사고 싶은 욕망이 생길 것입니다.
‘마음의 만족’이 문제인데, 그것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요?
내가 목사가 돼서가 아니라, 많은 신앙인들이 신앙을 통해서 큰 만족을 얻는 것을 보았고 저도 그런 방향으로 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수행 또는 신앙훈련은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확신합니다. 행복한 사람은 자동적으로 검소한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창순 목사
(프레스노 한인연합감리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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