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재철 목사의 짧은 글 긴 여운 승윤이의 답

2003-06-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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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중간고사 중이던 승윤(셋째, 중2)이가 대단히 불만스런 표정으로 귀가하였습니다. 이유를 묻자, 영어시험에서 맞는 답을 썼는데도 선생님이 틀렸다고 채점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승윤이가 해당 시험지를 갖고 있기에, 아내와 함께 대체 무슨 영문인지 살펴보았습니다. 승윤이가 문제로 삼은 문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다음 글을 읽고 이어질 응답으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문제> I broke your CD player, it’s all my fault(내가 네 CD 플레이어를 깨트렸어. 전적으로 나의 잘못이야).
<답> ① Not at all(천만의 말씀이야).
② Thank you(고마워).
③ Never mind(괜찮아).
④ Of course not(물론 아니야).
⑤ You should not use that(넌 이제 그걸 사용하면 안 돼).
문맥상 정답은 3번이었지만, 승윤이가 선택한 답은 5번이었습니다. 남의 물건을 함부로 다루는 친구라면, 자기는 정말 다시는 자기 물건에 손대지 못하게 하겠답니다. 그래서 5번을 선택했는데, 왜 자기 답이 틀렸는지 선생님이 해명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승윤이의 주장이 타당했습니다. 그러나 승윤이가 모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CD 플레이어보다 더 귀한 재산은 사람이라는 교훈입니다.
-의인의 열매는 생명나무라 지혜로운 자는 사람을 얻느니라(잠 11:30).

-2003년 6월 ‘쿰회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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