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목회신학연구모임 1백여명 한국불교이해 세미나 가져

2003-06-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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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종교 이해 정체성 확립 도움”

태고사·달마사 무량스님
무상스님 주제강연

예일대 교수등 실천신학 분야 최고의 석학들로 구성돼있는 목회신학연구모임(Society for Pastoral Theology)이 20일 오후2시 LA 달마사에서 한국불교의 이해와 한국인의 심성에 담긴 불교적 사고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자아와 커뮤니티에 존재하는 다문화성: 코리안 아메리칸의 경험담‘을 주제로 LA컨퍼런스를 열었던 목회신학연구모임이 한국 불교에 관한 배움의 시간을 갖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목회신학연구모임 회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달마선원(젠센터) 무상스님과 태고사 무량스님, 달마사 무량스님이 강사로 참석했다.

세미나 코디네이터를 맡은 목회신학연구모임 이경식 교수(영어명 새무엘 이·예일대 신학과)는 행사를 개최하게된 배경에 대해 “회원들 대부분이 기독교인으로 최근 미국의 신학대학원에 한국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다문화권 이해, 특히 한국의 종교와 문화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미국에서 선풍적으로 일고 있는 불교 열풍 추세도 하나의 요소로 작용했다”면서 “세계 평화와 종교 화합이 강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타종교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를 버리고 기독교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연구를 한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세미나는 법당에 들어선 참가자들이 방석 위에 가부좌 자세로 앉아 ‘딱 딱 딱’세 번 내리치는 죽비 소리에 맞추어 15분 동안 참선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무량스님이 한국불교의 유래와 차이점, 한국인에게 미친 영향에 관해 강의했으며 무상스님의 ‘참선(ZEN)’의 의미와 참선수행을 통한 깨달음에 대해 소개했다.


한국불교 강의가 끝난 후 참가자들과 무량스님, 무상스님의 선문답이 이어졌고 달마사 무량스님의 예불로 세미나는 끝을 맺었다. 한국불교에 대한 강의와 선문답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참선 수행자의 자세와 방법은.
▲한국불교가 낳은 최대 사상가인 신라말기 고승 원효대사가 우연히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심으로써 “마음에 달려 있다”라는 불교의 근본 이치를 깨닫게 된 일화가 있다. 이는 세상사 모두가 마음에 달려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참선이란 ‘오직 모를 뿐이라는 마음(Only Don’t Know Mind)’을 갖고 참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불교는 세속의 번뇌를 모두 비우고 아무런 생각이 없는 무의 상태가 되어 자비를 베풀고 행함으로 하나가 되는 것을 강조한다.

△세속적 번뇌를 버리는 수행처, 즉 사찰이 값비싼 황금불과 아름다운 탱화들로 가득 차있는데 어떻게 마음을 비울 수 있는가.



▲원래 한국전통사찰은 풍수지리에 따라 산 속 깊은 곳에 수행처의 터전을 닦은 암자들이 대부분으로 산의 정기를 받고 고요한 산사에서 물과 바람소리를 벗삼아 속세의 번뇌를 씻고 마음의 평화, 깨달음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사찰을 찾는다. 그러나 황금불로 가득한 사찰이나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은 사찰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비우는 것이 진정한 참 나를 찾게 되는 것이다.

△ 백팔번뇌를 다스린다는 삼천배의 의미와 불교에서 말하는 전생과 사후세계, 윤회설 등을 설명하면.

▲중생의 번뇌를 108개로 보아 매일 아침 108배 혹은 3,000배 절 올리기의 수행은 매사가 내 마음에서 비롯됨을 깨닫게 하는 과정이다. 참선을 하게 되면 남의 허물보다는 자신의 허물만을 보게 된다. 불교는 6도 윤회가 있는데 지옥과 아귀(굶주린 귀신), 축생(동물)의 세계 등 6도 윤회 가운데 최상의 곳은 천상(극락정토)으로 기독교의 천국과 같다. 그러나 수행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이 순간밖에 없다 아무 것도 집착하지 말라’이다.

<하은선 기자> eunseonha@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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