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알렉스와 에마’(Alex & Emma)★★★

2003-06-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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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력 고갈로 애먹는 소설가
도박빚에 살해협박 당하자…

로맨틱한 영화를 잘 만드는 로브 라이너 감독(‘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또 다른 로맨틱 코미디인데 불면 날아갈 듯 가볍다. 참 사랑이란 바로 당신 코앞에 있으니 먼데 보지말고 눈 똑바로 뜨고 실수하지 말라는 상투적인 얘기.

여성 팬들을 위한 영화인데 뻔한 내용을 억지를 부려가며 진행, 여러 가지 색깔을 입힌 들쩍지근한 사탕을 빨아먹는 맛이다. 데이트하는 쌍들이나 볼 영화. 내용은 도박광인 도스토예프스키가 단편 ‘도박사’를 쓸 때의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보스턴에 사는 젊은 로맨스 소설작가 알렉스(루크 윌슨)는 창작력 고갈로 애를 먹고 있다. 알렉스의 더 큰 문제는 쿠바 고리대금업자에게 빌린 도박돈 10만달러의 청산인데 30일만에 안 갚으면 저 세상으로 간다는 최후 통첩을 받는다.

협박꾼들이 랩탑마저 불태워버리자 알렉스는 아름답고 똑똑하고 도전적인 속기사 에마(케이트 허드슨)를 고용한다. 그래서 쓰기 시작한 소설은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3각관계 로맨스 이야기. 역시 창작력이 고갈된 작가 애담(윌슨)이 동부해안 피서지 섬에 휴양 온 아름답고 사치스런 프랑스 미망인 폴리나(소피 마르소)의 두 남매의 가정교사로 취직한다.

애담은 자극적인 폴리나에게 반하나 폴리나는 거부 존(데이빗 페이머)과 결혼할 처지여서 고민한다. 여기에 애담과 폴리나의 하녀(허드슨이 스위스, 독일, 스페인 및 미국 여자로 1인4역 하는 장면이 이 영화에서 제일 재미있다)와의 애정까지 개입, 애담은 갈팡질팡한다는 얘기(영화 속 소설내용이 또 하나의 영화가 되는 식).

그런데 에마가 알렉스의 글에 계속해 도전하면서 자기 아이디어를 제시, 알렉스는 에마의 뜻을 글에 번영시킨다. 그러다 둘이 사랑하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알렉스가 쓰는 소설은 ‘위대한 개츠비’를 연상시키는데 알렉스의 정크 소설을 35만달러에 사는 출판업자(로브 라이너)의 인심이 후하다. 윌슨의 연기는 하나마나 한 것인데 연기 잘 하는 허드슨(골디 혼의 딸)이 영화를 혼자 짊어지다시피 한다 스튜디오 내 세트 촬영이 너무 티가 나는 것도 눈에 거슬린다. PG-13.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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