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웃초청, 놀이 한마당”

2003-06-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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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선교교회, 타인종 어린이·청소년 일일축제

7월12일‘해피 빌리지’
히스패닉 목사 복음전파도

“가까운 이웃에게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따뜻한 손길 안에 행복의 기쁨을 전합시다”


7월12일 오전9시부터 오후9시까지 동양선교교회 본당과 주차장에서 펼쳐지는 일일축제 ‘해피 빌리지’(Villa Alegre)는 뜻 있는 몇몇 기독청년들이 기획하고 추진한 커뮤니티 아웃리치 행사다. 교회 주변의 타인종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날 하루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놀이마당을 마련해주는 것.
카니발 ‘해피 빌리지’는 오전9시부터 오후5시까지 어린이를 위한 놀이기구가 주차장 곳곳에 설치되고 DJ가 진행하는 뮤직 페스티벌, 미국암협회가 장난감 나눠주기와 함께 실시하는 금연캠페인 부스가 마련돼 누구나 1달러면 하루종일 카니벌도 즐기고 맛난 음식도 즐길 수 있다.

또한 동양선교교회 강준민 목사와 메트로 키즈 인터내셔널 창립자 줄리안 토리츠, 히스패닉 교계에서 존경받는 포스퀘어교 감독 알만도 아바라도 목사, 히스패닉 미니스트리 센터 창립자 래리 어카스터 목사를 강사로 복음을 전하는 짧은 순서가 오전11시와 오후8시 두 차례 마련될 예정이며 저녁에는 신나는 음악과 춤, 드라마 공연 등 인종을 떠나 똑 같은 문제로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행복 찾기 한마당이 열린다.

“카니벌에 놀러 왔다고 해서 반드시 동양선교교회를 다녀야 한다는 건 행사의 근본 취지가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가 신앙으로 마음에 박힌 못을 뽑아낸 것처럼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고 구원하는 안내자가 되고 싶은 거죠. 이날 하루 주님의 품안에서 서로의 손을 꽉 잡고 함께 행복을 나누는 장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모든 이들의 가슴에 생긴 상처가 치유되길 바랍니다”

‘해피 빌리지’는 동양선교교회 영어고등부 교사인 데이빗 차(27)씨가 고안해낸 아이디어. 다우니에 있는 고교 역사교사인 데이빗 차씨는 어린 시절 동양선교교회 농구 코트에 잠시 놀러왔던 것이 계기가 되어 교회를 다니게 됐다고 한다.

그 때 하나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청소년 시절을 어떻게 보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차씨는 “LA에서 20년 가량을 힘들게 살면서 많은 상처를 받고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하나님의 은혜로 믿음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런 경험을 힘들게 살아가는 이 지역 주민들 모두와 나누며 ‘행복한 동네’를 만들어 가고 싶다”고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올해 초 차씨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에게 ‘해피 빌리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자 광고회사 ‘아자’ 대표 진인 김씨, 정치인 보좌관으로 활동하는 피터 홍씨 등 7-8명의 의식 있는 기독 청년들이 대찬성을 표하며 뜻을 모았다. 그 길로 차씨는 동양선교교회를 찾아가 ‘해피 빌리지’를 열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교회측은 장소도 빌려주고 재정지원도 해주겠다고 쾌히 승낙했다.

이번 행사를 후원하는 동양선교교회 교육부 담당 김은철 목사는 “올해로 창립33주년을 맞은 동양선교교회는 초창기부터 선교, 구제, 봉사에 앞장서온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한인사회는 물론 미국과 한국이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후원금 기부를 가장 많이 하기도 했죠. 사실상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전도대회도 개최하지만 한인들에 국한된다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여름성경학교보다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행사지만 우리 2세들이 교회의 참된 모습을 구현하고 싶다고 제시해온 행사인데 적극 후원하는 게 당연하죠”라고 말했다.

사실 행사를 주최하는 이들 모두가 동양선교교회를 출석하는 건 아니다. 타교회를 다니긴 해도 동양선교교회가 한인타운 중심부에 위치해있고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분포도가 히스패닉 50%, 필리핀계를 비롯한 아시안계 25%, 한인 25% 등 다양성을 보여 행사 개최지로 가장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

지난 3개월 동안 ‘해피 빌리지’를 준비하는 금요 기도모임을 운영해온 차씨는 “카니벌에 앞서 오는 21일 자원 봉사자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28일에는 대학부와 청년부 젊은이들이 중심이 되어 멜로즈-3가 노턴-놀만디까지 지역 주민들의 집을 직접 방문해 안내 광고지를 전해주며 축제 참가를 권할 것”이라고 홍보계획을 밝혔다.

<하은선 기자> eunseonha@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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