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모의 마음 기도 요청서

2003-06-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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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사모라는 자리에 와 선지가 4년이 됐습니다. 끓어오르는 열정과 그분에 대한 구원의 감격으로 달려왔습니다. 달려오다 넘어지길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넘어짐은 외부의 어떤 문제나 물리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그로 인한 아픔 또한 아픔이 아니었습니다. 날마다 내 속에 있는 껍질을 깨드리기 위한 몸부림과 고통의 치열한 싸움입니다. 바로 자신과의 싸움 말입니다.
나는 그것이 세우기 위해 허무시는 하나님의 손길임을 알아내는데 많은 시간을 소모한 것 같습니다. 그분은 내 안에 거룩한 성전을 세우기 위해 먼저 인간적 기술과 능력과 힘으로 건축해놓은 헛되고 교만한 내 의를 완전히 파괴하시길 원하셨던 것입니다. 내가 아무리 뛰어난 천재요 큰 재능을 가졌다고 할지라도 그것 가지고 하늘까지 올라가서 하나님의 높이와 깊이와 길이와 넓이를 이해할 수 있었겠습니까?

나는 때로 내 기질이 싫어서 내 성격으로부터 탈출하기를 원했습니다. 내 의를 나타내기 좋아하는 본성과 하나님의 은혜 사이의 끊임없는 싸움은 내게 있어 작은 싸움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연약해서 똑같은 성격의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그게 고통스러워 아무 자유가 필요 없는 무인도에 도망 가버리거나 깊은 동굴에 갇히고 싶은 때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나의 속사람을 향하시고 나는 허영심으로 도배된 겉사람 곁에 남기를 원합니다. 그 상반된 힘에 의해 찢겨지면서 (하나님 쪽이어야 하는데) 어느 쪽으로도 가지 못합니다.

하나님을 근심시키는 일을 그만 둘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나의 자아를 죽여 달라고 부르짖던 4년간이었습니다. 나를 비우고 나를 깨버리고 나오고 싶은 작업은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계속될 것을 압니다. 맨발로 울면서 가는 길이 성화의 길인 것 같습니다.


‘요한 아론트’는 ‘영적 여정의 동반자’에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의 삶으로 아는 것이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아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날마다 새로워져야 할 텐데 언제나 제자리 걸음 하는 나에 대해 신음합니다. 나의 본성에 부패한 죄의 근성이 있지만 하나님께 철저하게 굴복하고 싶은 의지 또한 있어 아무런 탈출의 가능성이 없지만 두려워하지는 않으렵니다.

내년 이 시점쯤에 어떤 고백을 드릴 수 있게 될지 모르겠지만 썩 만족한 고백은 아닐지라도 부쩍 커져 있으며 얼마나 좋을까요? 사랑하는 성도들이여! 목사 사모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십시오. 날마다 일선 전장에서 맹렬히 싸우는 영적 군병으로 손색이 없도록. 건강한 군인이 될 수 있도록.

최 미 화
(아름다운 동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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