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2003-06-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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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자화상

한국의 기독교 인구는 전체의 약 20%인 1,000만명을 헤아립니다. 국회의원 수는 272명인데 이력서 종교란에 기독교라고 적은 사람이 개신교 112명과 가톨릭 47명을 합쳐서 159명이라고 하니 전체의원수의 59%가 기독교인인 셈입니다.

여기 또다른 흥미로운 통계가 있습니다. 한국의 교도소 재소자중 42%가 교회에 다닌 경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이상의 통계 수치로만 유추해 보면 한국에서는 기독교인이 보통 사람들보다 2배 이상의 죄를 짓고 살고 있고, 반면 국회의원 당선률은 비 기독교인에 대하여 3배 가까이 됩니다.


이 뒤틀린 영욕의 숫자가 우리를 당혹케 하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무슨 대형사고와 부정부패 사건이 터졌다 하면 으레 기독교인들이 연루되어 있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대학교수의 아버지 살해사건, 고급옷 로비사건들은 모두가 교회의 직분자들이 주인공들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즈음 사이버 공간에는 교회와 십자가와 기독교인이 꼴 보기 싫다는 반기독교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합니다.

각설하고 그러면 이곳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기독교인들의 모습은 어떨까요? 2000년 센서스에 의하면 미국에는 한인이 108만 살고 있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150만, 200만이 된다고 합니다. 한국과는 달리 이곳 한인들은 거의(60-70%)가 교회에 나가고 있습니다.

미 전국에 한인교회가 3,000여개 있고 LA 일원에만도 1,000여개가 넘으니 가히 미주 한인동포사회는 교회 중심의 커뮤니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 미주 한인사회가 언젠가 시카고 트리뷴지의 소수민족 선호도조사에서 46개 민족 중 끝에서 4번째인가에 랭크되었습니다. 미국사람들의 눈에 비친 한인들은 정직하지 않고, 법과 질서와 공중도덕을 안 지키고, 세금을 속이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은 깔보고, 허세를 부리고, 저희들끼리 모여서도 잘 싸우는 집단쯤으로 되어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일 하루 교회에 나가서는 거룩한 체 하지만 엿새동안 세상에서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도 개인도 세상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빈축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요즈음 인터넷에서 본 새로운 기독교 용어로 미드미와 따르미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드미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을 의미하며 따르미는 예수님의 삶을 따라서 사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제는 미드미에 머무르지 않고 예수님 따르미가 되어서 신앙을 삶으로 실천하여 어두운 동포사회를 밝히고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일에 힘써야겠습니다.

유 용석(LA 기독교윤리실천운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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