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강한 교회, 건강한 사회

2003-06-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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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창세기에 보면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조카 롯 일가가 사는 소돔성을 구하기 위하여 하느님과 토론하는 얘기가 나온다. 성을 멸망시키려는 계획을 듣고 아브라함은 하느님과 토론을 한다. 주께서 의인을 악인과 함께 쓸어버리시렵니까? 그 성안에 의로운 사람 쉰 명이 있으면 어떻게 하시렵니까? 이렇게 의로운 사람 쉰 명으로 소돔성을 구해보려 시작된 변론은 마흔 다섯, 마흔, 설흔, 스무 명을 거쳐 드디어 열 명으로 줄어든다. 마치 하느님과 거래를 하는 것 같다. 드디어 주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열 명만 찾아도 그 성을 멸하지 않을 것이다.

유구무언, 아브라함은 자기가 사는 곳으로 돌아갔고 소돔성은 결국 의인 열 사람이 없어서 멸망하였다는 얘기다. 과연 우리가 사는 이 미국과 우리가 두고온 조국 한국엔 의인이 얼마나 될까? 적어도 의인 열 명은 있겠지. 아니, 소돔성의 몇 백배 몇 천배는 될테니까 적어도 의인 몇천 몇만은 살고 있겠지.

의인 열 사람, 과연 어떤 사람들이 의인일까? 기독교에서는 은혜란 말을 귀하게 여긴다. 특히 개신교에서는 율법과 복음을 대비하며 복음을 강조한다. 그러다보니 율법, 즉 행위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믿음으로만을 강조하고, 모든 것을 은혜로 감싸다보면 도덕성과 윤리를 잃게 되고 사회는 중심을 잃게 된다. 예수께서는 내가 율법을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도리어 완성하러 왔다고 말씀하셨고 야고보 선생은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고 하셨다.


믿음과 행동, 율법과 복음의 균형이 건강한 교회, 건강한 사회를 가져온다. 15년전 행동하는 믿음을 위해 뜻있는 기독도들에 의하여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시작되었다. 정직, 검소, 사랑의 실천, 건강한 교회, 건강한 사회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반가운 일이다.

세상은 행동하는 믿음을 통하여 밝아진다. 이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더욱 밝아지고 맑아진다. 이 올곧은 운동에 나서는 교인들이 많아질 때 그리스도의 복음의 빛은 더욱 밝게 빛나리라 믿는다.

백승배 목사(웨스트 아나하님 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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