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떼를 치며 하나님의 묘수

2003-05-28 (수)
크게 작게
얼마 전에 옷가게의 개업예배를 드렸습니다. 불경기라고들 하는데, 장사가 잘된 모양입니다. 개업 일주일만에 물건이 모자라서 다시 한국에 물건을 사러 갈 형편이 되었습니다. 다녀오겠다며 인사하는 집사님에게, “잘 될 때 조심하라!”는 말씀이 제 입에서 튀어 나왔습니다.

신명기 6장 12절에는 “너는 조심하여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내신 여호와를 잊지 말고”란 말씀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을 나와 광야를 방황하다가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그곳에서 당신의 백성들이 꼭 기억해야 할 것들을 환기시킵니다. “너희는 그곳에서 수고하지 않은 많은 것들을 얻게 될 것인데, 잘 될 때 조심하여, 나를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인생이 그렇습니다. 가만 돌아다보면 내가 가진 것을 스스로 수고하여 얻은 것 같았는데 사실은 그 모든 것들이 그 분의 축복임을 알게 됩니다. 이 사실을 인정하면 마음에 감사가 넘쳐나는데, 이 사실이 자아로 가리우며 원망과 불평, 그리고 세상에서 혼자만 수고하는 것 같은 억울함이 생겨납니다.


제가 좋아하는 믿음의 친구 부부가 있습니다. 결혼 10여 년만에 어바인 지역에 예쁜 집을 장만했습니다. 그리고 입주 감사예배를 부탁했습니다. 감사예배를 시작하여 첫 찬송을 부르는 중에 마음에 이상한 충동(?)이 생겨 준비했던 말씀 대신 신명기 6장 12절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말씀을 나누는 도중 아내 집사의 눈에는 눈물이 흥건히 고였고, 남편 집사의 입에서는 ‘아멘’이 연발했습니다. 사연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부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현재의 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 하나님께서 이들에게 집을 주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그 집은 두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함인데, 그 일은 버려진 아이를 입양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부는 자신들의 선택으로 아이를 갖지 않고 살았습니다. 이런 응답을 받을 때에 하나님께서 이들 부부에게 신명기 6장 12절의 말씀을 주셨다고 합니다.

비즈니스가 잘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부는 집을 위해 ‘다운페이’할 돈을 저축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이루시는 것은 그 분의 독특한 방법, 곧 하나님의 묘수에 의해 이루어질 것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부는 버는 돈을 ‘저축’하는 대신 주님의 일을 위해 ‘사용’하였습니다. 정한 때가 되어, 필요한 사람을 보내주시고, 숨겨둔 집을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묘수를 통해 약속한 집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또 다른 묘수는 친구 목사의 입을 통해, 처음 주신 약속의 말씀을 상기시켜주시는 것이었습니다. “너는 조심하여... 여호와를 잊지 말고”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위해 묘수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 일하심을 철저히 인정하면, 묘수가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의 묘수는 바른 물질관을 갖게 합니다. 손에 쥔 물질로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 아님을 가르쳐줍니다. 하나님의 묘수는 모든 것이 당신의 주권아래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은혜의 수단입니다.

한 규 삼 (세계로교회 담임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