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런 주말 모임 재미 산악연맹‘등산학교’

2003-05-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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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알아야 ‘호연지기’터득한다

도둑질도 배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 훔치는 기술도 배우는 판인데 공부하지 말아야 할 것이 뭐가 있을까. 건강을 위해서 등산 좀 다녀야지 하는 사람은 주위에 많아도 산에 잘 다니기 위해 구체적으로 등산을 배우려는 사람들은 별로 만나보지 못했다.

재미 산악연맹(KAPA, 회장 고수명)에서는 주말인 23일부터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암벽 실습과 강의, 그리고 그 다음 주인 31일부터 1박2일의 졸업 등반을 포함해 총 6일 간의 등산 학교를 개최할 예정이다.


산악 연맹에서 등산 학교를 마련하게 된 까닭은 한인들의 건전한 야외 놀이 문화 조성과 산악 동호인의 저변 확대, 그리고 미주 지역 산악 문화 발전과 산악 지도자 육성을 위해서다. 지난 주말 등산 학교에서는 한 주 앞으로 다가온 개강을 준비하며 학생과 강사가 참가한 가운데 오리엔테이션을 갖기도 했다.

총 20명 모집 인원 가운데 이날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17명의 학생들은 18세 하이 스쿨 학생으로부터 환갑이 지난 할아버지까지 남녀노소 각계각층을 포함한다.

등산 학교 첫 학기의 학생회장으로 선출된 유원상(63)씨는 오래 전부터 암벽 등반을 비롯해 본격적인 등산을 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등산 학교가 개강돼 평생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됐다며 마냥 즐거운 표정이었다.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에서 학생들은 이번 주말부터의 교육 기간 동안 주의해야할 사항과 교육일정, 준비물을 꼼꼼하게 점검해 나갔다. 연맹에서 지급한 암벽 슈즈와 헬멧, 안전 벨트를 만지작거리며 손을 떼지 못하는 것은 바위와 산에 대한 도전으로 가슴이 설레기 때문이리라. 어린 크리스틴 양은 물론 환갑이 지난 유원상 씨 역시 이 기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학생들은 클래스 기간 동안 LA 인근의 산과 바위에서 기초 암벽 등반 이론과 실기를 익히게 된다. 침낭과 식량, 개인용품 외의 장비 일체는 등산학교에서 준비할 예정.

산악 연맹에서 실시하는 교육과정을 수료한 후 재미 산악 연맹 상임이사회의 심사를 통과한 학생에게는 대한 산악 연맹에서 실시하는 해외원정 및 청소년 오지 탐사대 대원으로 추천되어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드높은 산을 꿈꾸며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는 기회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여러 차례 등산 학교를 마련할 재미 산악 연맹의 연락은 전화 (714) 206-7759, 김영효 씨에게 하면 된다.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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