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모의 마음 멋진 남자

2003-05-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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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성예찬론자다. 하나님이 남자를 월등하게 지으셨기 때문이다.

첫째, 남성은 강해서 좋다. 남편이나 아들의 힘을 내 힘과 비교해 보면 적어도 나보다 다섯 배 이상 강한 것 같다. 둘째, 멋이 있다. 타고난 멋이 있어 화장을 하지 않아도, 옷을 아무거나 걸쳐도, 수염을 기르면 기른 대로 깎으면 깎은 대로 멋이 있고, 우리 사위는 머리가 좀 벗겨져 있는데 그것조차 보기 좋아 머리가 좀 벗겨진 우리 교회 남자들은 다 예뻐 보인다. 셋째, 모든 면에서 폭이 크고 뛰어나다. 가슴도 넓고 생각의 폭이 커서 세계를 정복한 여걸은 없어도 세계를 정복한 남성은 많다. 게다가 세계 제일의 디자이너도, 요리사도, 미용사도 남성이다. 여성 합창단의 화음이 물론 아름답지만 남성 합창단의 그 웅장하고 장엄한 화음은 심금을 울린다.

그런데 남성들을 이렇게 예찬해대다가 아내를 구타한 남편, 폭력을 일삼는 남편...어쩌고 하는 신문기사를 보게 되면 그만 맥이 탁 풀린다. 아니, 이 사람도 남자야? 어디 힘쓸 데가 없어 그 좋은 힘을 자기의 1/5의 힘도 못쓰는 여자를 상대로 폭력을 쓰냐고. 남자답지 못하게시리. 이런 탄식이 절로 나온다.


잘난 남성들이여, 아내가 잔소리를 좀 하면 어떻고, 바가지를 긁고 앙앙거리면 좀 어떤가. 엉덩이를 툭툭 쳐주며 폭 넓게 받아들일 수는 없는가. 성경 욥기에서 욥이 앙앙거리는 아내에게 “허허, 그대의 말이 어리석은 여자 중 하나의 말 같구려”라며 점잖게 한 마디 하듯이, 또는 소크라테스처럼 잔소리를 하며 물을 퍼붓는 아내를 향하여 “우레 소리가 나더니 드디어 소나기가 내리는구먼”하며 여유를 보여줄 수는 없는가.

여자가 좀 잘나고 똑똑하면 또 어떤가. “그것 다 남편 잘 만난 덕인 줄 알라”고 너스레 떨어가며 아내를 자랑스러워하고 더 자주 껴안아주고 뽀뽀도 더 자주 해 준다면 얼마나 멋진 남성이겠는가. 술, 도박, 마약, 외도로 약한 아내를 괴롭히고 피눈물 나게 하는 남성들은 남자이기를 포기한 남성임에 틀림없다. 원, 그렇게들 약해서야 - 쯧쯧.

이와는 대조적으로 너무도 남자다운 남편들이 내 주위에 많이 있음을 하나님께 감사한다. 나의 남편을 비롯하여 많은 남편들이 얼마나 남자다운 매력을 풍기는지 모른다.

우리 교회의 어떤 분은 미국회사 사장님인데도 집에 들어오면 아내가 하는 어떤 일이든 도와준다. 밥상 차리기, 빨래통 날라다 주기 등등. 아내의 연약함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또 어떤 분은 아내의 핸드백을 스스럼없이 들어준다. 성경, 찬송 책이 들어 있어 무겁기 때문이다. 또 다른 분은 건망증이 심한 덜렁이 아내의 열쇠, 가방을 아무 말 없이 기막히게 잘 챙겨준다.

어떤 남성이 멋진 남자일까. 남편만 믿고 남편 품에 날아든 자기 아내를 끝까지 변함없이 보호하고 아끼고 사랑하며 가정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그런 남편이 아닐까. 성경 한 구절을 소개한다.

“남편들이여, 아내 사랑하기를 제 몸같이 할지니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라”

신 은 실(오렌지카운티 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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