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메모리얼 데이 연휴…‘가주는 어디나 잔칫집’

2003-05-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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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으로 가는 길목… 온가족 ‘행복 나들이’

여름 휴가시즌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메모리얼 데이 연휴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메모리얼 데이가 있는 5월 말은 캘리포니아에서 연중 가장 좋은 때. 기온이 70∼80도로 쾌적하고 늦봄까지 계속되었던 우기도 이맘때면 잠잠해진다. 따뜻한 날씨, 신선한 공기, 아름다운 산과 분위기 있는 해변 등으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 최고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메모리얼 연휴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휴가 시즌은 아동들이 여름 방학을 맞는 6, 7월에 절정을 이룬다. 본격적인 ‘나들이’ 시즌의 시작과 함께 황금의 계절을 축하하는 축제와 행사가 캘리포니아 곳곳에서 열리는데 연휴 나들이 길에 근처에서 열리는 흥미로운 축제장을 들러보면 더 멋진 여행이 될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도인 새크라멘토에서는 세계 최대의 재즈 페스티벌이 메모리얼 연휴에 열리고 이스턴 시에라 인요·모노 카운티에서는 이 지역 최대 축제인 노새의 날 행사가 펼쳐진다.

중가주 와인의 도시 파소 로블즈에서 열리는 메모리얼 축제도 가볼 만하고 가까운 샌디에고에서도 연휴를 맞아 대형 아웃도어 꽃 축제가 열린다. 캘리포니아 곳곳에서 열리는 메모리얼 데이 축제에 참가해 다가오는 여름을 마중하면 어떨까.


송어 낚시의 천국이자 이스턴 시에라의 절경을 담고 있는 인요·모노(Inyo, Mono) 카운티는 언제 방문해도 재미있지만 전통 서부 축제 노새의 날(Mule Days)에 이 곳을 찾으면 마치 자신이 서부 개척시대에 들어서 있는 느낌을 받는다.
오웬스 밸리(Owen’s Valley)의 수도라 할 수 있는 비숍(Bishop)에서 매년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맞아 열고 있는 행사에는 무려 4만명의 방문객들이 참가해 노새 경주, 마차 경주, 노새 점핑 대회, 로데오 등을 보고 즐기게 된다.

타운 자체가 영화에 나오는 작은 웨스턴 개척마을처럼 하이웨이 395번을 가운데 끼고 형성되어 있는데 노새의 날에는 카우보이 복장을 한 주민과 방문객들이 총대 끝이 무릎까지 내려오는 길다란 권총을 허리에 차고 존 웨인의 팔자걸음으로 거리를 누빈다.
주 행사장인 인요카운티 페어 그라운드에서는 소몰이 대회, 가상 총격전 등 100여개의 각종 대회가 열리고 수공예품과 음식 부스 등이 들어선다. 웨스턴 바비큐 요리는 노새의 달 행사가 자랑하는 메뉴 중하나이다. 유명한 컨트리 싱어인 래리 개트린의 콘서트도 열린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토요일 오전에 열리는 퍼레이드. 전국에서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는 퍼레이드 중 가장 긴 행렬이 이어지는데 웨스턴 카우보이들이 마차를 타고 권총을 하늘로 쏘면서 함성을 질러된다.
비숍은 찌든 도심을 떠나 며칠간 심신에 안정을 취하기 좋은 곳이다. 이스턴 시에라의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송어가 풍부한 계곡 물에 낚시를 던지면서 주위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가격이 60달러 내외인 모텔들이 많은 곳으로 비교적 숙박료가 비싼 인근 맘모스 지역을 관광하는 사람들도 이 곳에서 숙박을 하는 경우가 많다.

관광명소로는 168번 하이웨이를 타고 산으로 올라가서 만나는 레이크 사브리나(Sabrina)와 사우스 레이크, 지구상 가장 오래된 식물이 살고 있는 브리스틀콘 파인(Ancient Bristlecone Pine),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기차박물관, 콥스(Keough’s) 온천 등이 있다.
이밖에도 수백개의 하이킹 코스와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피크닉장 그리고 수십개의 캠핑장이 있다.

캠핑장과 하이킹 코스에 관한 문의 및 예약은 인요(Inyo) 산림청(800-280-CAMP). 사설 캠핑장도 있는데 차량당 14달러를 받는 브라운스(760-873-8522) 캠핑장은 비숍에서 남쪽으로 10마일 거리에 있다.
노새의 날 행사는 21일(수)부터 25일(일)까지 계속된다.
자세한 문의는 (760)872-4263, www.muledays.org 등으로 하면 된다. 비숍 지역에 대한 관광 문의는 비숍 관광청(760)873-8405, www. bishopvisitor.com으로 하면 된다.
가는 길 LA에서 5번 노스, 14번 노스, 395번 노스로 갈아타고 약 4시간 정도 가면 된다. 총 거리 277마일.


파소 로블즈 메모리얼 데이 축제

캘리포니아에서 양조장으로 가장 유명한 북가주의 나파밸리는 규모가 방대하고 양조장의 수도 많은 반면 거리 상 멀고 주위 호텔비 등이 비싸 여행 경비가 많이 드나, 중가주 샌루이스 오비스포 인근의 유명한 와인 컨트리 파소 로블즈(Paso Robles)는 숙박이 저렴하면서도 남가주에서 가깝기 때문에 연휴 코스로 그만이다.
이 곳에는 팔을 축 늘어뜨리고 여유 있게 서 있는 떡갈나무들이 많은데 이들 떡갈나무 사이사이에 포도밭들이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서 있다.
매년 메모리얼 데이 연휴에는 평온하기만 한 이 곳이 갑자기 수만명의 방문객들로 들썩인다. 대규모 여름맞이 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 축제에는 300여대의 클래식 자동차가 등장하고 스트릿 댄싱과 라이브 악단이 출연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23일 밤 타운의 밤을 수놓게 될 클래식 자동차들의 행렬(cruise).
번쩍거리도록 왁스를 칠한 골동품 자동차들이 부릉부릉 엔진 소음을 만들어내면서 거리를 질주한다. 이들 자동차들은 행사가 열리는 파스 로블스 시티 공원(Paso Robles City Park, 12th & Park St.)에 진열된다. 각종 라이브 밴드가 흥겨운 음악을 선사하고 맛갈스런 컨트리 스타일 음식 부스가 들어선다. 23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축제의 입장료는 무료이며 문의는 (909)488-0413으로 하면 된다.

파소 로블스와 인근 템플턴(Templeton)에는 모두 40여개의 양조장들이 모여 있다. 양조장마다 각각 생산하는 포도주의 질과 맛이 다르고 시음실들도 서로 독특하게 꾸며져 있어 한 곳에만 들르지 말고 여러 곳의 양조장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토빈 제임스(Tobin James)는 꼭 방문해 볼 만한 양조장이다. 서부영화에서 나오는 술집처럼 꾸며진 시음실로 카우보이 음악을 들으면서 들어가면 이 지역을 찾은 유명인들이 찍은 사진들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100여년 전 이 지역을 오갔던 역마차 역이 쓰러질 듯 시음실 옆에 서있다.

중가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양조장인 머리디안(Meridian) 역시 빼놓을 수 없고 지하터널에 운치 있는 식당이 만들어진 에벌리(Eberle), 이탈리아 와인을 전문으로 하는 마틴(Martin) 브라더스, 포도밭 한 가운데 시음실이 만들어진 와일드 호스(Wild Horse) 등도 유명한 양조장이다.
문의: (805)238-0527
www.pasowine.com.

가는 길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먼저 LA에서 5번 노스를 타고 가다가 46번 웨스트로 갈아타면 방법과 101번 노스를 타고 샌타바바라, 샌루이스 오비스포를 지나서 도달하는 방법이 있다. 총거리 230마일.

새크라멘토 재즈 주빌리 (Jazz Jubilee)

주도 새크라멘토에서 매년 열리는 대규모 재즈 페스티벌에는 무려 100여개의 전국 재즈 밴드가 참가해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흥겨운 음악으로 수놓는다. 축제는 23∼26일 나흘간 열리는데 23일 오전 11시45분 타운이 시작된 올드 새크라멘토(Old Sacramento)에서 열리는 퍼레이드로 화려하게 개막된다. 음악 연주 외에도 라틴, 스윙, 어린이 댄스 대회가 열리고 먹거리와 놀거리가 넘쳐난다.

재즈만을 다루는 음악 축제로는 세계 최고의 규모를 자랑하는 행사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참가해 볼만한 축제이다. 축제는 한 곳에서 열리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에서 진행되며 티켓 한 장으로 각 공연장을 방문할 수 있다. 주요 행사는 3가와 J 스트릿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올드 새크라멘토와 다운타운 거리 그리고 다운타운에 있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어린이들을 위한 칠드런스 스테이지가 들어서고 방문객들이 직접 참가할 수 있는 스윙댄스 대회도 열린다. 라틴 재즈와 살사 음악도 만날 수 있다. 재즈 주빌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문의는 (916)372-5277, www. sacjazz.com로 하면 된다.
1848년의 캘리포니아에서 최초의 금이 발견된 코로마가 시의 교외에 있기 때문에 새크라멘토는 골드러시의 중심지로서 크게 발전했다. 황금광 시대의 유산이기도 한 빅토리아풍의 건축물을 시내의 여기 저기에서 볼 수 있어 당시 일확천금의 골든 드림을 느낄 수 있다.

관광명소로는 1982년 복구된 캘리포니아 주의사당(State Capitol). 10가와 캐피틀 몰(Capitol Mall)에 위치한 주의사당은 장엄한 돔 형식으로 지어졌으며 대리석 모자이크 마루바닥, 크리스탈 샹들리에 등이 인상적이다. 문의 (916)324-0333.

16가와 H 스트릿에 있는 주지사 관저(The Governors Mansion)는 1877년대에 지어진 빅토리아 양식의 건물로 30개의 방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의 역사적인 건물 중 하나이다. 실제로 1960년대 중반까지 주지사의 관저로 사용되었다. 맨션의 많은 방들을 두루 돌아볼 수 있는 투어 가이드가 제공되는데 이 곳에 살았던 사람들에 관한 정보들을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롭다. 개방시간은 매일 오전 10시∼오후 4시. 문의: (916)323-3047

이밖에 교통과 관련한 박물관 중에서는 북미에서 가장 큰 캘리포니아주 철도 박물관(California State Railroad Museum, 916-552-5252)이 I 스트릿에 있으며 15에이커의 면적에 340여종의 동물들과 만날 수 있는 새크라멘토 동물원(Sacramento Zoo)이 또 다른 관광명소이다.
이 곳에 대한 보다 자세한 문의는 새크라멘토 관광청(916-264-7777, www.sacramentocvb.org)으로 하면 된다.
가는 길 5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5∼6시간 북상하면 된다. LA에서 385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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