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차 타고 온 남자’(Man on the Train)

2003-05-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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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가 가을 안개처럼 인체의 기공을 서서히 채우고 들어오는 시적이요 철학적이며 샹송 같은 프랑스 갱스터 영화다. 프랑스의 한 작은 마을에 도착한 기차에서 오래된 가죽재킷을 입은 세파에 절은 얼굴을 한 늙어 가는 갱스터 밀랑(자니 할리데이-프랑스 최고의 록가수 중 하나)이 내린다.

묵을 곳을 찾는 밀랑에게 우아하고 세련된 은퇴한 노 시학선생 마네스키에(장 로쉬포르)가 혼자 사는 오랜 대저택에 묵으라며 호의를 베푼다. 밀랑은 과묵하고 냉소적이며 조심스런 반면 마네스키에는 말이 많고 노신사의 매력을 지닌 정리정돈 된 사람이다. 이런 둘이 한 집에 있게 되면서 두 남자간에 서서히 우정이 영근다.

그런데 밀랑은 토요일 범죄 동료들과 함께 이 마을의 은행을 털기 위해 기차를 타고 왔다. 그리고 마네스키에는 같은 날 심장 수술을 받기로 돼있다. 두 남자는 서로 상대방을 자신의 못 이룬 삶의 반쪽으로 여기며 끊을 수 없는 운명의 탯줄에 감긴다. 마침내 토요일. 밀랑은 은행으로 마네스키에는 병원으로 각기 떠난다. PG. 파인아츠(310-652-1330), 로열(310-477-5581), 사우스코스트 빌리지 3(800-555-T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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