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X2’★★★(5개 만점)

2003-05-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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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효과가 판을 치는 영화가 나오는 것을 보니 할리웃의 여름이 시작되나 보다. 2000년에 개봉돼 빅 히트한 마블스 만화를 원작으로 한 ‘X-Men’의 후편으로 이로써 오늘부터 할리웃의 여름 시즌이 정식으로 문을 연다.


‘X2’는 전편보다 스케일이나 특수효과 그리고 나오는 인물(돌연변이체)들이 모두 커지고 많아졌다. 또 이야기도 복잡해졌다. 액션과 특수효과의 장난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 그러나 너무 많은 등장인물은 개개인의 특성을 부각시키는데 실패했고 특수효과뿐 아니라 이야기도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다 플롯이 오히려 산만하고 어수선해졌다. 얘기의 주인공들처럼 돌연변이체가 된 영화다.

벽을 뚫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나이트 크롤러(앨란 커밍-전편에 없던 새 돌연변이체 중 하나)가 백악관 내 대통령을 공격하는 첫 장면의 야단스런 특수효과가 볼만하다. 독일어 액센트로 잠언을 외우는 나이트크롤러의 백악관 습격 때문에 인간들의 돌연변이체에 대한 원성이 높아진다.


초능력을 지닌 돌연변이체 퇴치에 앞장 선 사람이 전직 장군이자 과학자인 사악한 스트라이커(브라이언 칵스). 스트라이커와 그의 하수인으로 열 손가락에서 날카로운 칼이 나아는 쿵푸고수 오야마(켈리 후) 가 이끄는 특공대의 공격에 맞서는 돌연변이체들의 투쟁이 중심 이야기다. 공동의 적을 맞아 평화주의자인 돌연변이체 특수 학교교장 찰스(패트릭 스튜어트)와 플래스틱 감방에서 탈출한 돌연변이체의 세상 지배를 주장하는 매그네토(이안 매켈런)가 일단 힘을 합친다.

돌연변이체 용사들은 손가락에서 칼이 나오는 울버린(휴 잭맨),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진(팸키 잰슨), 기상변화를 일으키는 스톰(할리 베리) 그리고 매그네토의 하수인으로 마음대로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미스틱(레베카 로메인-스테이모스)과 손에서 불길을 뿜어내는 파이로(아론 스탠포드) 및 사이클롭스(제임스 마스덴)와 로그(애나 파퀸) 등.

이들이 돌연변이체들의 초능력을 사악한 목적에 이용하려는 스트라이커 일당과 결전을 벌이면서 화면이 불바다 물바다를 이룬다. 이 와중에 울버린의 짝사랑까지 집어넣어 공연히 이야기를 분산시킨다. 영화가 강조하는 것은 자기와 다른 것의 수용과 공존이지만 그것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제3편을 위해 매그네토와 미스틱 그리고 파이로가 헬기를 타고 마지막 부분에서 어디로 간다는 말도 없이 사라진다. 전편에 이어 브라이언 싱어 감독.

PG-13. Fox .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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