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헤아릴 수 없는 마음’(Lawless Heart)n ★★★★

2003-04-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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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남자·세여자의 인생관찰기

우리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가깝고 친근하며 또 매우 사실적인 보통사람들의 몸과 마음의 행적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사랑과 섹스, 죽음과 상실, 충실과 호기심 그리고 우정과 인간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인간들이 빚어내는 뜻하지 않은 희극을 유머와 비감을 잘 섞어 진실하고 매력적으로 그린 사랑스런 영화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겪는 통렬한 후회와 인생의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을 취하고 또 버릴 수 있는 용기를 지적이요 민감하게 포착했는데 궁극적으로 인간 관계의 이야기다. 사람들의 약점과 동경 체념과 새 출발 같은 것들을 세 남자와 세 여자를 통해 아기자기하고 또 달콤쌉싸름하게 보여준 지극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얘기는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의 보통 일이다.


영국의 한 작은 그림 같은 해변 도시에서 스튜어트의 장례식을 계기로 이 동네 사람들의 생활과 마음과 행동들이 미주알고주알 묘사된다. 스튜어트와 친했던 세 사람의 얘기가 동시에 일어나나 하나씩 차례대로 펼쳐지면서 전의 사람들과 사건들을 보충 설명해 준다.

댄(빌 나이)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며 불만 없이 사는 중년남자. 그가 장례식서 ‘기회는 한번 뿐’이라고 주장하는 프랑스서 온 여인 코린(클레망틴 셀라리에)의 적극적 구애를 받으면서 댄은 자기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 댄은 내가 무얼 잃어버리고 살아온 것은 아닐까 하고 아쉬워하면서도 결사적으로 콜린을 피한다. 그의 바람끼(?)는 엉뚱하게 동네 처녀와의 카섹스로 끝이 난다.

두번째 얘기는 스튜어트의 애인 닉(탐 홀랜드)의 것. 스튜어트와 함께 식당을 경영하던 닉은 우연히 혈기왕성한 마켓 캐시어 찰리(수키 스미스)를 만나 그녀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그런데 둘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닉은 자신의 성적 기호에 회의를 품는 것과 함께 스튜어트에 대한 죄의식에 사로잡힌다.

마지막 얘기의 주인공은 8년 전 집을 떠났다 돌아온 자유분방한 팀(더글러스 헨샬). 그는 자기의 참 사랑이 버리고 떠났던 레아(조세핀 버틀러)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으나 이미 때가 늦은 것을 알고 레아의 행복을 빈다. 앙상블 캐스트의 연기가 훌륭한 인생관찰기요 재출발기로 감독(각본 겸)은 닐 헌터와 탐 헌싱어.

First Look. 성인용. 그로브(323-692-0829), 파빌리언(310-475-0202), 플레이하우스(626-844-6500), 타운센터(818-981-9811), 어바인 타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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