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Anger Management ★★

2003-04-1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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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도 먹히지 않는 얘기를 하고 있는 저급한 코미디로 서푼짜리 농담들을 늘어놓았다. 타당한 얘기를 서술한다기보다 생각나는 대로 거칠고 저속한 우스개 짓을 말똥 떨구듯 내버린 한심한 영화다.

‘슈미트에 관하여’로 올해 오스카 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잭 니콜슨과 뭐가 우스운지 모르겠는데도 그가 나왔다 하면 히트하는 코미디언 애담 샌들러가 공연한 영화라곤 믿을 수 없는 술 주정 같은 소리다. 악마 얼굴을 연상케 하는 니콜슨이 지저분한 얼굴에 산발을 하고 제멋대로 굴면서 반찬거리 살 돈 벌려고 나온 영화로 장사는 잘 될 것이다.


애완동물용 제품회사 사원 데이브(샌들러)는 유난히 소극적인 남자. 대중 앞에서 애인 린다(마리사 토메이)와 키스도 못할 정도. 악질 상사를 만나 승진도 못하고 혹사당해 속이 터질 지경이나 속수무책.


그가 어느 날 출장여행 기내서 난동(?)을 부려 판사로부터 분노조종 카운슬링 명령을 받는다. 온갖 괴이한 인물들이 모인 상담소의 소장은 버디박사(니콜슨). 그런데 조용한 데이브에 비하면 버디야말로 상담을 받아야 할 자로 화는 자기 혼자 다 낸다.
일차 상담서 실패한 데이브는 더욱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이번에는 아예 버디가 데이브의 내적 악마를 추방한다며 데이브의 아파트에 들어와 동거를 시작한다.

데이브에게 버디는 구원자가 아니라 메피스토나 마찬가지. 버디는 데이브의 과거를 재방문시켜 과거에 못 푼 한을 풀게 하고(절에 찾아가 난동을 부리는데 참으로 독창성 결핍된 에피소드) 린다까지 자기가 차지한다. 참다 못한 데이브는 마침내 내면의 화산이 폭발하면서 폭력을 휘두르고 부끄러움 모르는 사나이가 되는데. 알고 보니 모든 것은 누군가 꾸민 짓.

출근길 다리 위에 차를 세우고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노래 아이 필 프리티’를 부르는 등 초라한 에피소드들로 부족한 내용을 메우고 있다. 존 매켄로, 바비 나이트, 루디 줄리아니, 로저 클레멘스, 데렉 지터, 우디 해럴슨, 헤더 그레엄 및 존 C. 라일리 등이 캐미오 출연. 피터 시갈 감독.

PG-13. Columbia.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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