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과거 아픔씻고 새 출발”

2003-04-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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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교회’한규삼 담임목사

‘나성한인장로교회’명칭 과감히 던져
두교회 공유 ‘27년 동일한 역사’묻어
1999년 10월을 창립일로 결정

나성한인장로교회(담임 한규삼 목사)가 교회 이름을 ‘세계로 교회’로 바꾸었다. 그게 무슨 중요한 뉴스인가고 의아해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매우 중요한 뉴스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교회가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1976년 창립된 27년 역사의 교회’라는 연혁에의 미련을 버리고, 그들이 새로 태어난 1999년10월17일을 창립시점으로 바로 잡았다.


여기까지 설명하면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그래도 모를 사람은 페이지를 넘길 것이다. 나성한인장로교회는 4년전 나성한인교회(담임 김영진 목사)에서 갈라져 나온 교회다. 그것도 그냥 갈라져 나온 것이 아니라 대단히 불미스럽게, 경찰이 동원된 싸움으로 한인사회가 다 기억할만큼 떠들썩하게 분열되어 나왔다.

다른 여러 이유를 제쳐놓고 김의환 원로목사파와 김영진 후임목사파의 갈등으로 빚어진 사건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던 그때, 김의환 목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법정소송에서 밀리자 밖에 나와 차린 교회가 나성한인장로교회다. 창립자 김의환 목사와 나성한인교회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성도들이 모인 만큼, TRO 심리에서부터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을망정 그들은 끝까지 같은 이름과 역사를 고집해왔다.

그런데 3년반만에 그 상처와 고집과 미련을 모두 청산하고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참 보통 일이 아니지 않는가? 칭찬하고 격려할 만 하지 않은가?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그 해답을 얻기 위해 담임 한규삼 목사를 인터뷰했다. 조용하지만 반듯한 목회로 상처 많은 성도들을 달래고 가르쳐 교회와 신앙의 본질을 보게 하고, 그들의 정서와 새로운 염원을 한데 아울러 오늘로 이끌어온, 그 모든 변화의 한가운데 한규삼 목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규삼 목사는

한규삼 목사(41)는 고려대학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칼빈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M Div)와 신학석사(Th M), 하버드대학에서 신학석사, 토론토대학에서 신학박사,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해석학박사과정을 모두 마쳤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영국의 유명출판사 쉐필드 대학 출판부에서 “Jerusalem and the Early Jesus Movement”란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신약학에 관련된 박사학위 논문 중에서 엄선하여 출판하는 가장 권위있는 출판 시리즈로 평가된다.

한목사는 학자 스타일의 목회자로 늘 반듯하고 차분한 모습과 동안의 미소년처럼 웃는 얼굴이 사람을 편안하게 무장해제 시키는 매력을 가졌다. 젊은데다 목회경험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깊은 학문이 녹아있는 살아있는 설교와 부드러운 성품, 놀라운 포용력으로 교회를 부흥시키고 성도들을 깨어있게 만들어왔다. 국제신학대학(ITS) 신약학 교수이며 밀알선교단 부이사장인 그는 아내 한미경 사모와의 사이에 5학년과 8학년의 두 자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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