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쟁으로 이슬람권 개방되면 끈기와 사랑으로 복음전해야”

2003-03-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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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선교대회 공동대회장
최찬영 선교사

오는 5월 개최되는 LA선교대회의 공동대회장 최찬영 선교사(76)는 해방 이후 한국 최초의 선교사로 선교사역에 반평생을 헌신한 근대 한국 선교의 산증인이다. 1955년 풀러 신학교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유학을 준비하다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로부터 파송을 받고 아내 김광명씨와 함께 태국 선교의 길에 올랐던 한국의 청년 최찬영 선교사의 선교사역은 필리핀과 홍콩으로 37년이나 이어졌고 선교지에서 피끓는 젊음을 바치고 반백의 머리로 은퇴하기까지 그의 인격적인 삶과 한국교회를 대표할 만한 선교 여정은 한국 교회와 선교사들에게 귀한 도전으로 남아있다.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성서공회연합회 아시아태평양 지역총무를 역임했고 풀러신학교 선교대학원 한국선교학부 교수로 후진 양성에 힘쓰다가 지난 96년 은퇴, 아직도 후배들을 위해 선교의 예지를 전해주고 있는 최찬영 선교사를 빌리온 선교회 주최 중국선교 좌담회장에서 인터뷰했다.


태국 등서 37년 선교여정
근대 한국 선교의 산증인


△미국의 이라크 공격으로 지구촌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번 전쟁을 어떻게 바라봅니까

▲불신앙과 불복종의 역사로 시작된 이스마엘(아랍 민족의 조상)의 이야기가 지금의 상황으로 번졌습니다. 예수 부활 이후 지금까지 땅끝 선교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슬람 인구가 13억까지 됐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반성해야할 점입니다. 그리고 이번 전쟁을 기독교와 이슬람간의 종교 전쟁으로 해석하면 안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사랑을 가지고 영혼을 구한다는 생각을 갖는 게 그리스도인이지요.

△이라크전이 이슬람권 선교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봅니까

▲변화가 있을 때 개방이 많이 됩니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만 봐도 그렇죠. 전쟁이 변화를 초래해 이제라도 이슬람권 선교의 문이 개방된다면 앞으로 해야할 일은 더욱 많습니다. 선교학적으로 창의적 접근국가(CAN)로 분류되는 이슬람권 국가들은 공산주의 선교보다 더 어렵습니다. 모슬렘 한 사람이 복음을 받아들였다 해도 더 이상 무너지지 않는 게 모슬렘입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들을 미워해선 안됩니다. 사랑을 가지고 천천히 녹이는 대대적인 운동으로 오래 참아야합니다.

△요즘 중국 선교에도 관심이 높은데 이를 위한 전략과 접근 방법은 무엇입니까?

▲태국에서 15년 동안 선교하면서 중국에 애덕기금회라는 성경인쇄공장을 설립해 중국어와 그 밖의 소수민족 언어로 성경을 반포했습니다. 아직도 이 공장은 운영중이고 지난해 12월까지 3,000만권의 성경책과 1,500만권의 찬송가를 인쇄해 보급했죠. 성경을 통한 문서전도사역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불교를 신봉하는 나라인 태국에서 나의 고민은 스님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방법이었고 사찰에 성경을 비치해 많은 승려들의 손에 성경을 들려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떤 선교사역이든지 성경을 나눠주는 말씀사역과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성경번역 작업은 어느 정도 돼있습니까.


▲현재 2,200개 언어 이상으로 성서가 번역돼있습니다. 복음서 하나까지 포함된 숫자로 신약은 약 1,000개의 언어로 번역돼있죠. 2025년까지 모든 종족의 언어로 번역을 완료한다는 목표 아래 성서번역작업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모든 종족을 정의하긴 힘들지만 과학적으로 분석된 숫자가 11,400개 종족과 5,000개의 언어가 존재한다니까 아직도 갈 길이 멀죠.

△한인 교회와 후배들에게 당부하는 말을 해주십시오

▲한국 선교사들 넘치는 열정과 패기는 좋지만 자기중심주의부터 버려야 합니다. 내 이름, 내 교회가 한다는 생각은 철저히 버리고 하나님의 일을 해야 합니다. 현지 주민들과 뒹굴면서 마음을 나누며 같이 사는 것이 선교지요.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고 말한 세례요한처럼 하나님과 섬기는 이들이 흥하도록 나를 낮추고 희생할 수 있을 때 선교의 꽃은 피어납니다. 오는 5월에 지역적으로는 처음 LA선교대회가 열리는데 이 기회에 1,300개가 넘는 LA교회들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선교를 통해 서로를 알고 세계 선교에 대한 열정을 고조시키는 도전의 장을 갖길 바랍니다.

<하은선 기자>
eunseonha@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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