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본 고전 명작시리즈 감상

2003-03-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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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5일 LACMA 빙극장
다양한 장르 - 주제 8편
연기파 세 여배우 볼기회


LA카운티 뮤지엄(LACMA) 영화부는 미국의 저명한 여류 소설가이자 수필가요 또 예술비평가이면서 영화감독인 일본통 수전 손탁이 선정한 고전 일본영화 8편을 7~15일 뮤지엄내 빙극장(5905 윌셔)에서 상영한다. 종전 직후에 나온 2편의 영화와 50년대 상영된 3편의 영화들이 포함된 이번 시리즈에서 선보이는 영화들은 다양한 장르와 형태를 지닌 것들로 좀처럼 보기 드문 명작들이다. 영화들은 과거와 현대의 충돌, 번민하는 가족의 위기, 2차대전이라는 대재난에 대한 반응 및 여인들의 상황 등 여러 주제를 지녔다. 특히 여러 영화들이 개성과 의지가 강한 여자들을 묘사하고 있는데 과거 일본 최고의 연기파들이었던 세 여배우 세추코 하라, 키누요 타나카 및 히데코 타카미네를 만나볼 수 있다.

◇7일(하오 7시30분)


▲‘기온의 자매’
(Sisters of Gion·1936·흑백·69분)
누이가 게이샤가 된 슬픈 가족배경을 지닌 켄지 미조구치는 많은 영화에서 게이샤를 동정하며 게이샤 폐지를 주창한 일본 최고의 감독 중 하나다.
교토의 기온 지역에 사는 성격이 서로 다른 두 자매 2류 게이샤의 이야기로 이들이 가차없는 자본주의와 남성위주의 사회에 의해 착취당하고 희생되는 얘기를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굴뚝이 보이는 곳’
(Where Chimneys are Seen·1953·흑백·108분)
도쿄의 달동네에 사는 가난한 중년 부부와 이들이 세든 집의 2층에 세든 두 젊은 남녀의 생존투쟁과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유머와 페이소스를 섞어 대단히 민감하게 다룬 뛰어난 중하층 계급에 관한 드라마. 히데오 오구니 감독의 인간적 통찰력이 가슴을 훈훈케 한다.

◇8일(하오 4시30분)
▲‘벌거벗은 황군의 행진’
(Emperor’s Naked Army Marches On·1987·컬러·122분)
2차대전에서 돌아온 켄조 오쿠자키가 과거의 가공스러운 진실을 캐내기 위해 자신의 전직 상관과 전우들을 끈질기게 찾아다니는 모습을 담은 기록영화. 이 영화에 한해 무료 상영. 이어 하오 7시 30분.
▲‘우리 청춘에 후회는 없다’
(No Regrets for Our Youth·1946·흑백·110분)
1933년 진보적 사상 때문에 교토대학서 쫓겨난 타키가와 교수의 실화. 교수와 함께 반전운동을 하다 체포돼 1944년 처형된 교수의 제자와 그의 연인인 교수의 딸의 이야기가 서술된다.
특히 불굴의 의지를 지닌 교수의 딸이 자신의 연인이 처형된 뒤 남자의 부모가 사는 깡촌을 찾아가 마을 사람들의 괄시 속에 피아노를 치던 손으로 밭을 갈고 모를 심으며 흙의 여인이 되는 모습이 정열적이요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아키라 쿠로사와 감독.

▲‘교수형’
(Death by Hanging·1968·흑백·114분)
강간살인죄의 억울한 누명을 쓰고 처형된 재일 한인 청년의 실화. 영화에서 청년은 교수되나 살아남는데 좌파적인 나기사 오시마 감독은 이같은 풍자적 터치를 통해 법과 국가와 사형제를 극단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14일(하오 7시30분)
▲‘안조가의 무도회’
(A Ball at the Anjo House·1947·흑백·88분)
2차대전 후 주둔군인 미군에 의해 재산과 작위를 몰수당한 일본의 귀족 안조가는 바닷가 저택을 비우기 전날 밤 화려한 마지막 파티를 연다. 안조가의 가족과 친지 그리고 손님 및 하인들을 통해 일본에 밀어닥치는 변화를 고찰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혁신적인 작품. 코사부로 요시무라 감독.
▲‘부운’
(Floating Clouds·1955·흑백·123분)
집념에 불타는 사랑의 얘기. 전쟁 중의 인도차이나에서부터 시작해 종전 후 혼란에 빠진 일본에 돌아와서까지 유부남에게 끈질기게 매달리는 젊은 여인의 정열을 그렸다. 미키오 나루세 감독.
◇15일(하오 7시30분)
▲‘24개의 눈’
(Twenty Four Eyes·1954·흑백·154분)
손수건이 24장은 필요한 감동적인 여선생과 제자들의 이야기. 작은 섬에 부임한 초등학교 여선생과 12명의 제자들의 아름다운 관계가 전쟁과 세월을 너머서도 변치 않으며 이어지는 이야기가 고요하고 애잔하게 그려졌다.
케이수케 키노시타 감독. 입장료 8달러. 62세 이상과 ID 지참 학생 6달러.
입장권 구입 1-877-522-6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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