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떼를 치며 새 대통령에게 다시 희망을 걸어본다

2003-02-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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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국에서는 노무현 16대 대통령이 취임을 했습니다. 그 동안 준비해온 모습들을 보면 뭔가 달라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노대통령의 리더십에 가져 봅니다. 한동안 인기 있었던 드라마 ‘왕건’에 나오는 세 인물을 평하여 삼성인력개발원에서 발표한 ‘세 영웅의 경영 전력’이란 자료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지방 세력의 하나였던 양길 휘하의 장수로 특별한 세력 기반이 없었던 궁예가 단 기간에 삼한 땅의 3분의2를 장악한데는 궁예의 타고난 카리스마와 공격적인 전략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견훤은 신뢰경영의 표상이라 했습니다. 신라의 하급 군관으로 출발하여 호남의 해적을 소탕하며 후 백제를 일으킨 견훤의 주변에는 군인의 의리로 뭉친 가신들이 포진해 있었습니다. 견훤은 또 실천적 리더십의 전형이라 했습니다. 그러나 견훤의 실패는 말년에 후계구도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데 그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에 비하여 왕건은 위대한 2인자의 리더십을 보여 주었습니다. 포용력이 뛰어난 그는 연합을 통한 세 확장으로 대권을 거머쥐게 되고 결국 후 삼국시대를 평정하고 고려왕국을 이루게 됩니다.

기업이든, 단체이든, 교회이든, 나라이든 처음에 시작할 때는 리더의 카리스마와 함께 이룩한 동지들의 신뢰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며 그 기업이 커지면서는 왕건처럼 포용력을 가지고 서로 연합하는 제휴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리더십을 공유형 지도자라고 합니다. 수평적인 관계로서의 상부상조가 강조되는 지도자형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민주형 혹은 대화형 지도자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수렴하여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어떤 일의 결정이나 집행의 공동참여가 가능하며, 동시에 어떤 어려움을 당할 때 함께 책임을 지는 지도자 상입니다.

새 시대를 이끌어갈 지도자의 자질론을 연구하면서, 리더와 보스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리더는 가자고 권하고, 보스는 가라고 명령한다. 리더는 희망을 주고, 보스는 겁을 준다’

노대통령이 TV에 나오는 모습을 볼 때마다 배경에 보면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글이 쓰여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노대통령의 스스로 낮아지려는 의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청와대의 사무실 구조도 국민들과 가까이 하는 구조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바라기는 지금의 겸손한 그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면서 새 대통령에게 다시 희망을 걸어봅니다. ‘하나님의 능하신 손아래서 겸손하라 때가 되면 너희를 높이시리라’ (벧전 5:6)

이 성 현
(글렌데일 연합감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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