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모의 마음 아름다운 여인

2003-02-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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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여년 전, 그러니까 아마 1983년 아니면 1984년쯤이었을 거다.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을 처녀 때의 이름 한은실로(미국 동부와 캐나다에서는 결혼한 한국 부인들이 처녀 때의 성을 사용한다) 한국일보에 기고한 적이 있다. 그 글을 간직하지 못한 게 몹시 아쉽다.

많은 여인들이 아름다워지고 싶어하는 특유의 본능을 좇아 화장도 하고 머리염색도 하고 사우나탕에도 가고 운동도 하고 성형수술도 하고 거기에 부응하느라 어지러울 정도로 이 방면의 광고가 지면을 장식하고-.
여하튼 요즘은 거의 모든 여인들의 관심이 ‘아름다움’에 집중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원초적 본능이니까.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한다.

어떤 교인이 나더러 “사모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나님께서 주신 본래의 모습을 이리 저리 고치는 것을? 잘못된 것 아니에요?”라고 질문을 하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처럼 하나님이 주신 모습에 만족하는 사람은 그대로 지낼 테고(나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원본(?)이다.


미국에 온 후 남편의 얇은 눈에 갑자기 쌍꺼풀이 생긴 바람에 내가 꽤 오해를 받는 것 같지만, 하필이면 나를 제일 많이 닮은 딸의 눈에 쌍꺼풀이 없거든). 아무리 하나님이 주신 모습이라고 해도 거기에 만족을 못하는 사람은 성형수술을 할거고 -, 불만족스러워 하며 자기 모습에 대한 열등의식으로 우울하게 지내는 것보다는 차라리 수술 받아 예쁜 모습으로 밝게 자신감을 가지고 사는 게 훨씬 낫지 않겠느냐”고.

하나님이 주신 원래의 모습에다 좀 더 예쁘게 고치고 가꾸는걸 하나님께서 탓 하실까?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여성들에게 아름답게 가꾸고 싶어하는 본능을 주셨기 때문에 화장도 하고 머리손질도 하는 게 아니겠나. 만일 성형을 반대한다면 머리염색도 화장도 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에 너무 집착하는 것. 외모의 아름다움만이 전부가 아닐텐데 고친 데를 또 고치고 또 고친 데를 다시 고치고 한다면 이건 좀 곤란하다. 그래봤자 거기서 거길 텐데 말이다. 나는 같은 여성이면서도 이왕이면 예쁘게 보이는 여자가 더 보기 좋다. 그래서 우리 여성들의 성형수술을 얼마든지 권장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나이, 외모와는 관계없이 마음을 더 끄는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여인들이 있다. 그들은 기도로 화장하고, 성경말씀으로 머리를 꾸미며, 사랑으로 가슴을 풍만하게 하고, 숨은 봉사와 구제로 손발을 가꾸며, 남을 위한 희생으로 멋진 옷을 입는 자들이다. 그들의 눈은 외롭고 고독한 사람들을 살펴 위로해 주며 하나님께 인도하느라 더 아름답게 빛나고, 그들의 코는 진실되고 성실한 삶으로 더 오뚝 솟아있고, 남을 칭찬하고 격려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그들의 입술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오, 정말 그렇다. 나도 이런 기막히게 아름다운 여인들 중 한 사람이 되고싶다.

신 은 실
(오렌지카운티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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