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떼를 치며 크리스천과 세상문화

2003-02-12 (수)
크게 작게
지난 주일 우리 교회 10대 청소년들이 모여 예배드리는 GIF(Glory International Fellowship)에서 성찬식을 인도했다. 이들 청소년들이 드리는 주일예배에 가끔씩 참석하는 것은 항상 나에게 예배와 크리스천 문화에 대한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준다.

300여명이 모인 주일예배에서 이들이 예배(worship)하는 모습은 정말 기성세대가 드리는 예배와는 많이 다르다.

예배 중에 찬양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찬양의 비트는 빠르고, 느린 곡은 물론, 현재 대중 음악을 사로잡고 있는 힙합 스타일, 또는 랩뮤직의 찬양곡이 대부분이다.


10대 청소년들이 찬양을 부르며 환호하는 모습은 언뜻 보면 록 콘서트에서 스타들을 향해 환호하는 모습과 다를 것이 없지만, 그들은 아무개 오빠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JESUS를 외치며 열광하고 있다. 이런 격식 없고 자유스런 예배 가운데 성령님의 뜨거운 임재가 있어 많은 청소년들이 찬양을 하는 동안 회개하며 눈물 흘리고 주님을 영접하는 성령의 역사가 이곳 GIF 주일예배에서는 매주 벌어지고 있다.

기성세대 크리스천들의 세상문화에 대한 보편적인 태도는 그것은 무조건 나쁜 것이니 배척해야 한다는 태도, 또는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며 자신과는 철저히 격리시키려는 그런 양상을 보여왔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그 결과 교회는 점점 썰렁한 곳, 젊은 사람들에게 별로 재미없는 곳, 헌금이나 강요당하는 곳이라는 부정적인 인상만 팽배해졌는지도 모른다.

이런 의식 가운데는 예배 찬양에 힙합이나, 랩뮤직은 천만부당한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GIF 학생들의 주일예배를 보면서 세상적인 리듬이 교회 안에 들어와서도 오히려 크리스천 찬양으로 충분히 자리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 우리 교회에서는 CCM(Christian Contemporary Music) 문화 사역부라는 부서가 신설되면서 부쩍 문화사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이 사역은 우선 현대적인 감각의 찬양사역(CCM)을 시작으로 해서 교회의 분위기를 조금씩 젊은 사람(1.5세와 2세)들의 취향에 맞게 바꿔가고 있어서 관련된 여러 가지 문화사역들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시작되었다. 결국은 세상 문화적인 요소들까지도 교회 안으로 가지고 들어와 좀더 포용력 있게 젊은 사람들을 위한 전도, 선교사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사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세상문화에 대응하는 크리스천들은 크게 세 가지 종류의 부류로 나눠진다.

첫째는 세상문화에 영향을 받아 변질되는 크리스천, 둘째는 세상문화와 자신을 완전히 격리시키며 살아가는 크리스천, 그리고 셋째 부류는 세상문화를 크리스천 문화로 수용해 세상에 영향을 미치며 살아가는 크리스천이다.

전도하기 위해 믿는 사람들이 불신자들을 찾아다녀야 하는 것처럼, 크리스천들이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빛과 소금을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선,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세상문화를 끌어안고 그 안에서도 복음의 열매를 거둬들여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백 승 환
주님의 영광교회 부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