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함철훈의 포토에세이 날기 전에 달려야 한다

2002-12-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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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스러움을 이야기 할 때 우리들은 유유히 하늘을 나는 새를 떠올립니다. 그러나 높은 벼랑에서 깊은 절벽으로 몸을 던지는 알바트로스처럼 대부분의 물새들은 멋진 비행을 위해 달려야 합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가 하나의 직선으로 보일 만큼 온 몸을 긴장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남은 힘으로 마지막 깃털에까지 피를 보내 단 반차례라도 날개짓을 더해야 합니다. 이 물새들의 날개짓과 도피성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어느 곳에서든지 하룻길(32km)이면 닿을 수 있는 곳에 도피성을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실제적 시간과 거리는 아무리 길어야 하루, 아무리 멀어야 32km라고 하나님은 보증하셨습니다. 절박한 상황에서의 뜀과 성문을 두들겨 열게 하고 그 안에 들어가 문이 닫힐 때까지의 긴장을, 우리는 날기 위해 달리는 새의 몸짓에서 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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