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 최신영화 8편 첫 상영

2002-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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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A 영화 & TV아카이브 23일~12월7일
제 5세대 감독 닝 잉과 신예작품 다수

UCLA 영화&TV 아카이브는 23일부터 12월7일까지 학교 내 제임스 브리지스 극장서 ‘최신 중국 시네마’라는 제하에 8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중국 영화는 계속해 새로운 인재를 배출하면서 스스로를 재창출해 왔다. 엄격한 통제 하의 중국 영화계에서 당연히 눈부신 성장을 보인 것이 불법의 경계선을 아슬아슬 하게 넘나드는 독립영화계. 이들은 정부 검열을 피해 위험을 무릅쓰고 홍콩과 외국 제작자의 이름을 빌어 영화를 만들고 있다. 또 일부는 DV와 16mm로 대담한 주제를 작품화하고 있다. 중국 영화계는 1993년 정부가 스튜디오들에게 이득을 남기라고 독려하면서 사기업들이 영화제작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또 까다로운 규정도 점차 완화됐다. 요즘은 그래서 독립영화의 제작이 전보다 많이 수월해진 상태. 시리즈에는 제5세대 감독 닝 잉 등과 신예들의 작품이 고루 소개된다. 여러 편의 영화가 세계 또는 미국 최초 상영되는데 국내서 상영 금지된 ‘문지방의 악마들’(지앙 웬 감독)과 1993년 ‘푸른 연’을 만든 이후 영화제작이 금지됐던 제5세대 감독 티안 주앙주앙의 컴백 작품 ‘시골의 봄날’ 등이 주목할 영화다.

◇23일(하오 7시30분)
▲‘시골의 봄날’(Springtime in a Small Town·2002)-중국 문화와 역사와 현대화에 대한 명상적 작품. 시골의 한 때 웅장했던 맨션에 세상풍파를 겪은 의사가 도착하면서 이 맨션의 주인인 병약한 남자와 그의 부인의 고요했던 삶에 격변이 온다. 매우 아름답다.
◇24일(하오 2시)
▲‘안양의 고아’(The Orphan of Anyang·2001)-몸을 파는 여자들과 너무 가난해 이 여자들을 살 수도 없는 남자들 같은 미래 없는 인간들을 통해 현대 중국의 성적 불안을 다뤘다. 비배우들을 썼다. 왕 차오 감독.
▲‘베이징 교외’(Beijing Suburb·2002)-베이징 교외에서 살며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각박한 삶과 고뇌를 그린 반 기록영화적 작품으로 주인공들은 모두 실제인물들이 연기한다. 독립예술가들이 알콜중독자와 광인이 되고 또 자살까지 하게 되는 주변 상황을 가차없이 다룬 지하 시네마. 후 제 감독. 동시 상영.
◇30일(하오 7시30분)
▲‘희망의 철로’(Railroad of Hope·2001)-중국 농민들의 척박한 삶과 소박한 꿈을 인터뷰를 통해 보여주는 기록영화. 해마다 목화 수확기가 되면 중국 북서부 신지앙으로 떠나는 수백명의 시추안 농민들을 초만원 기차 안에서 인터뷰했다. 여류 닝 잉 감독.
▲‘문지방의 악마들’(Devils on the Doorstep·2000)-전쟁이 보통 사람들에게 미치는 우행과 공포를 비극적이면서도 우습게 그린 걸작. 2차대전 시 일본이 점령한 중국 북부 지방의 한 젊은 농부의 집에 느닷없이 일본군 상사와 중국인 통역사가 나타나면서 온 마을이 난처한 입장에 처한다. 일본군의 코앞에서 마을사람들은 이 두 사람을 어떻게 숨겨야 할지 몰라 골치를 썩인다. 감독 지앙 웬이 농부로도 출연한다. 흑백촬영이 뛰어나다. 동시 상영.
◇12월 5일(하오 7시30분)
▲‘결합’(Conjugation·2001)-천안문 사태가 에밀리 탕 감독의 자기 세대에 미친 후유증과 절망감을 미묘하고 섬세한 터치로 담았다. 1989년 겨울 두 연인이 사랑을 나누기 위해 빈 버스와 헛간에 숨어살면서 아직도 실종된 상태인 옛 친구의 기억이 떠오른다.
◇7일(하오 7시30분)
▲‘광대의 입장’(Enter the Clowns·2001)-중국의 게이 영화감독으로 ‘앙팡 테리블’로 불리는 쿠이 지엔의 뒤틀리고 초현실적인 ‘게이 지하 시네마’. 청년과 그의 성전환한 부모의 대결과 여장 남자 및 동성연애자의 욕망들을 다양한 형태의 일련의 에피소드로 묘사했다.
▲‘닭의 시인들’(Chicken Poets·2002)-삶에 지친 시인이 검은 닭들을 키우는 옛 급우가 사는 베이징 부근의 작은 마을을 찾아오면서 여기 사는 색맹인 젊은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 현실과 초현실적인 것이 뒤섞인 독특한 영화. 멩징 후이 감독. 동시 상영. (310)206-FILM(프로그램 문의), (310)206-8013(일반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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