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토 포커스’(Auto Focus)

2002-10-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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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스타 밥 크레인의 성공과 몰락

60년대 인기 TV 코미디 시리즈 ‘호간의 영웅들’의 주인공 호간으로 나왔던 밥 크레인(그렉 키니어)의 성공과 몰락을 그린 실화 드라마. 밥은 이 시리즈의 히트로 대뜸 스타덤에 오르면서 깨끗한 이미지와 모범적 가정으로 60년대를 상징하는 ‘나이스 가이’가 된다.
밥의 몰락을 가져오는 사람은 전기기술자 존 카펜터(윌렘 다포). 존은 밥을 연예인을 흠모하는 여자들과의 하룻밤 섹스파티로 유인하는데 당시 새로 만들어진 비디오 카메라로 섹스행위를 촬영, 밥의 내면에 잠복해 있던 변태적 성욕이 고개를 들게 된다.
결국 밥은 거의 매일 같이 갖는 섹스파티로 인해 가정도 잃고 일자리마저 잃게 되지만 한번 노출된 변태성애를 억제치 못하고 완전히 몰락한다.
밥은 1978년 애리조나에서 사진기 삼각대로 맞아 살해됐는데 이 사건은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폴 슈레더 감독은 겉과 속이 다른 60년대 미국인들의 삶과 할리웃이 갖고 있는 부식성의 신화를 냉정하고 가차없이 분석하고 관찰하고 있다. 매우 어둡고 매력적인 영화로 자기 파괴행위를 인정치 않으려는 밥이라는 인물을 통해 스스로를 패망케 하는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들을 생생하니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가 너무 객관적이어서 정이 안 간다. R. 센추리14(310-289-4AMC), 선셋5(323-848-3500), 모니카(310-394-9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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