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벅혼~리틀 락 크릭 등산로

2002-10-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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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산행

샌개브리엘 산맥 속을 종단하는 하이웨이 2번 선상에 ‘노루 뿔’이라는 뜻인 Buckhorn이라는 곳이 있다. 옛날에 백인들이 들어오기 전에 쇼쇼니언 인디언들이 늦가을이면 사방에서 모여들어 도토리 열매를 수확하고 솔방울을 주어서 겨울나기 준비를 하던 곳인데 두 개의 거대한 노루 뿔을 나무에 박아 놓아 표적을 삼았다고 해서 노루 뿔이라는 지명이 유래하게 되었다.
지금은 노루 뿔은 없어지고 도토리를 찧어서 가루를 만들던 퍼블릭 캠핑장이 들어서 있다. 캠핑장 시설이 잘돼 있고 여기에서 출발하는 하이킹 코스가 여러 개 있어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인기 캠핑장이다.
이 캠핑장에서 출발해서 벅혼 캐년, 쿠퍼 캐년, 리틀 락 골짜기를 차례로 돌아오는 등산 코스는 앤젤레스 국유림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등산로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인간의 발길이 안 닿는 원시림 속을 걸어가는 등산로인데다 주변에 밀집한 제프리 소나무, 슈가 파인, 향나무, 도토리 나무 숲이 그야말로 언제 가도 상쾌한 기분을 주는 그런 곳이다. 등산로 끝에 다다르면 개울이 나오는데 띄엄띄엄 거대한 암반을 돌고 돌아 흐르는 개울물도 맑고 깊지만 골짜기 따라 여기 저기에 형성되어 있는 소폭포 물소리며 새소리가 어디엔가 오래된 절간이나 암자라도 있음직한 그런 분위기다. 개울물에 송어가 잘 잡히고 그 맛이 일품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 말하는 맛좋은 산천어라는 고기가 바로 이런데 사는 송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가는 길 라카냐다에서 앤젤레스 크레스트 하이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34마일을 가면 워터맨 스키장을 지나 왼쪽으로 Buckhorn Campingground Rd.가 나온다. 이 길을 따라 가면 캠핑장이 나오는데 여기에 하이커들을 위한 파킹장이 마련되어 있다. 차를 파킹하고 파킹랏 북쪽 상단에서 시작되는 Burkhart Trail을 타고 1.75마일쯤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Cooper Canyon Trail을 만난다. 우회전해서 1/4마일쯤 가면 Little Rock Creek 개울에 다다른다. 트레일은 곧 Rattlesnake 트레일과 접속되면서 앤젤레스 하이웨이를 향해서 올라오는 상승 경사를 타게 된다. Rattlesnake 트레일과의 접속 지점에서 트레일을 벗어나서 개울을 따라 갈 수 있는 만큼 내려가서 자연을 즐기다가 오던 길을 되돌아오면 된다.
왕복 5마일이며 900피트를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중간 정도의 난이도이다. 5월부터 10월까지가 가장 아름답다.
강태화 <토요산악회장·909-628-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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