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운트 윌슨 → 웨스트 포크 등산로

2002-09-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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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산행

천문대가 있는 마운트 윌슨 북쪽 능선에서 샌개브리엘 강의 서쪽 지류인 웨스트 포크(West Fork)까지 가는 등산로가 있다. 이 길 이름이 Rattle Snake Trail, 즉 방울뱀 트레일이라고 부르는데 길이 생긴 게 뱀이 기어가는 것처럼 꼬불꼬불해서인지 아니면 길 따라 방울뱀이 많아서 그렇게 명명이 되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둘 다 일리가 있다.

방울뱀은 미국의 독사다. 맹독성으로 악명이 높은데 여러 개의 방울을 흔들어 대면서 공격 태세를 갖출 때는 한 발짝 물러서는 게 최상의 방어다. 물면 보통 사람의 발목을 공격한다. 그러므로 등산화는 반드시 목이 긴 장화가 좋다. 레인저들이 신는 목긴 장화가 이런 이유에서 기인한다.

일단 뱀한테 물리면 그 뱀을 놓치지 말고 잡아야 한다. 그래야 병원에서 식별하고 마땅한 앤티-비놈 주사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는 길은 라카냐다에서 앤젤레스 크레스트 2번 하이웨이를 타고 14마일 올라가면 Red Box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Mt. Wilson까지 올라가는 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우회전해서 4마일 정도 마운트 윌슨 정상으로 올라가면 정상 가까이 가서 도로가 두 개로 갈라지면서 일방통행길이 되는 지점이 나온다. 여기서 트레일이 시작된다. 적당한데 차를 세워 두고 내려가는 트레일을 따라 걸으면 참나무 숲도 지나고 소나무 숲도 지나고 똑같은 줄기의 개울물도 여러 번 건너며 가게 된다. 4마일쯤 가면 Gabrielino 트레일과 만나는데 이 트레일을 타고 1마일쯤 내려가면 West Fork 캠핑장에 도착한다. 이 캠핑장에는 스토브 시설과 테이블, 화장실 등이 잘 갖춰져 있어서 밤샘을 하거나 피크닉을 하기에도 훌륭하다. 돌아올 때는 오던 길을 되돌아오면 된다.

왕복 10마일 코스로 길지는 않지만 2,800피트를 먼저 내려갔다가 힘이 다 빠진 후에 다시 올라와야 하므로 여기에서 힘이 드는 코스이다. 일년 내내 언제가도 아름답다.

강태화 <토요산악회장·909-628-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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