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장렬한 사막전…19세기 영국 ‘영웅 탄생’

2002-09-20 (금)
크게 작게
‘네 날개’(The Four Feathers)
★★★★(5개 만점)

액션과 모험과 3각 로맨스 그리고 사나이들의 우정과 국가에 대한 충성을 그린 옛날 스타일의 대하 스펙터클 영화다.
화려한 의상과 춤 그리고 광활한 자연미를 뽐내는 사막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전투 등 볼 것이 많은 대중성 짙은 오락영화로 젊은 관객을 노리고 주연 배우들을 젊은 사람들로 선정했다. 오스카 회원들이 좋아할 영화.
빅토리아 여왕 시대 영국의 젊은 군인들의 아프리카 전투를 그린 작품인데 과거 다섯 차례나 영화로 만들어졌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고 랄프 리처드슨이 주연한 1939년판. 원작은 A.E.W. 메이슨의 소설.
한 젊은 남자의 비겁과 용기 그리고 명예와 자기 구원을 중심으로 19세기 말 영국 귀족사회의 풍속도도 보여주고 있다.
비겁자로 낙인찍힌 청년이 가공할 자기 희생을 통해 완전한 성인으로 탈바꿈되는 과정을 그렸는데 깊이는 없지만 충분히 보고 즐길 만하다.
명문 귀족의 외아들인 해리(히스 레저)는 연대의 총아로 아름다운 에스니(케이트 허드슨)와 약혼한 사이. 해리에게는 충실한 친구인 잭(웨스 벤틀리)이 있는데 잭은 에스니를 사모한다.
1885년 수단의 카르툼에서 고든 장군의 부대가 무슬림 광신도 마디가 이끄는 부대에 의해 궤멸되면서 해리의 부대가 수단으로 떠나게 된다(카르툼 전투는 찰턴 헤스턴과 로렌스 올리비에가 나온 1966년작 ‘카르툼’으로 영화화 됐다). 그러나 해리는 전쟁에 대해 의문을 품은 데다 에스니에 대한 의무감 때문에 출정 직전 군복을 벗는다. 비겁자로 찍힌 해리는 가문에서 쫓겨나고 잭 등 세 친구로부터 비겁을 상징하는 하얀 날개 3개를 전달받는다. 그리고 에스니도 해리와 파혼하고 그에게 흰 날개를 보낸다.
완전히 자기사회를 저버린 채 사는 해리는 잭과 그의 부대가 사막전에서 고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단신으로 수단으로 떠난다. 해리는 사막에서 현명한 흑인 용병전사 아부(디몬 훈수)를 만나 아랍인으로 변장하고 아부의 안내를 받으며 잭과 잭의 부대를 구출하기 위해 적진 뒤로 잠입한다.
화려하고 주도면밀한 세트와 의상 그리고 눈부신 촬영 등은 역시 시대극인 ‘엘리자베스’를 만든 쉬카 카푸르 감독의 고색 창연한 연출 솜씨와 분위기를 재확인해 주고 있다. 특히 사막전 장면은 대단히 장렬하다. PG-13. Paramount. 전지역.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