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당신은 마음 먹은만큼 행복해 진다”

2002-09-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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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의 기술 브라이언 로빈슨 지음 현대미디어 펴냄

케임브리지대학 학자들이 새끼고양이를 대상으로 과거의 경험이 새로운 경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험했다. 이들은 새로 태어난 새끼고양이들에게 태어 났을때부터 수평선만 보여줬다. 그 결과 어려서부터 수직선을 한번도 보지 못했던 새끼고양이들은 자란후에도 수평선만 인식할수 있을뿐 수직선은 인식하지 못했다. 그래서 탁자위로는 곧잘 뛰어 오르면서도 탁자 다리에는 수시로 부딪치곤 했다. 이 실험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과거의 경험에 의해 현재가 상당부분 규정된다는 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 지고 싶어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삶이 행복한 감정보다는 고단함과 불안함, 무엇인가 채워지지 못한 듯한 결핍감에 지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행복을 만끽할수 있는 환경을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떤 수준의 부와 인간관계가 행복을 보장해 줄수 있을까. 물질적으로 부요해지면 일시적으로는 행복감을 느끼게 되지만 그 감정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그리고 새끼 고양이들의 경우처럼 과거의 기억과 경험은 의식 혹은 무의식속에서 끊임없이 되살아 나 지금의 감정을 지배하게 된다. 항상 부정적인 방향으로 회귀하려는 성향이 있는 것이 마음이다.

인간의 행동과 감정에 관한 책을 20여권 저술한 정신의학자이자 대학교수인 브라이언 로빈슨박사는 ‘행복의 기술’에서 이런 고민에 대해 쉽지만 설득력 있는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원제는 ‘Don’t Let Your Mind Stunt Your Growth’로 마음이 당신의 성장을 저해하지 못하도록 하라는 뜻인데 마음을 잘 다루는 것이 개인적 성장과 행복의 비결이라는 메시지가 원제속에 드러나 있다.


로빈슨 박사는 “당신이 행복해 지겠다고 결심하면 행복해 질수 있다”고 강조한다. 여건과 환경이 아니라 의지와 마음 다스림이 있을 때 행복감은 찾아 온다. 행복으로의 여정은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몇가지 원리를 제시한다. ▲인생이 물질적인 것, 원하지 않거나 건강하지 못한 관계, 너무 많은 책임과 약속으로 혼잡하게 얽혀 있다면 무엇을 무시하거나 줄이고 단순하게 해야 할지 자문해 보고 ▲더 좋은 것들을 받아 들이기 위해서는 ‘감정의 독’처럼 좋지 않은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배출의 원리’를 항상 기억하라 등이 그것이다. 또 느리게 살기 위한 기다림을 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힌다. 기다릴 줄 안다는 것은 인생의 충격을 흡수해 주는 쿠션 역할을 하고 일상생활에서 기지개를 켜고 쉼쉴 공간을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책속에는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겠다고 결심하는대로 이뤄진다”는 레이먼드 찰스 바커의 말이 인용돼 있는데 이 말속에 로빈슨 박사가 강조하는 ‘행복의 기술’이 요약돼 있다고 볼수 있다. 책을 가까이에 두고 불행하다는 감정과 불쾌한 생각이 엄습할때마다 한번씩 들춰 본다면 이런 감정을 추스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조윤성 기자>
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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